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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엔 ‘진도 대파’…맥도날드가 ‘가치 버거’ 내세우는 이유 [푸드360]
올해 맥도날드의 세 번째 ‘한국의 맛’ 시리즈 버거 메뉴인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의 홍보 영상 [한국맥도날드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세상에 좋은 일이 맥도날드에게도 좋은 일입니다. 이번엔 전남 진도 대파를 50t 수급해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를 만듭니다.”

맥도날드가 찾은 3번째 ‘한국의 맛’은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

창립 35주년을 맞은 한국맥도날드는 5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브랜드 역사를 담은 2권의 책을 공개하며, 신메뉴인 ‘한국의 맛’ 시리즈 3번째 버거도 소개했다. 한국맥도날드는 2021년부터 시작된 국내 지역 농산물을 활용하는 ‘한국의 맛’ 시리즈를 통해 지역 상생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내산 식재료를 활용한 ‘창녕 갈릭 버거’, ‘보성 녹돈 버거’ 등 로컬 소싱 메뉴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12월 기준 1000만개를 돌파했다.

올해 맥도날드가 선보이는 세 번째 ‘한국의 맛’ 버거인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 김희량 기자
‘진도 대파 버거’, 진도 대파 50t 사용…현지 농민들도 광고 직접 참여

이날 김기원 한국맥도날드 대표는 “고객이 있기에 맥도날드의 35년이 존재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의 35년도 ‘찐친(진짜 친구)’ 같은 브랜드가 되기 위해 적극적인 ESG 경영을 실천하겠다”며 친환경·상생 경영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간담회에서 공개된 해당 버거 홍보 영상에는 맥도날드 매장이 없는 진도 지역 주민이 직접 참여했다. 이해영 한국맥도날드 마케팅 총괄 상무는 “맥도날드를 통해 ‘기분 좋은 순간(feel good moment)’을 제공하는 것이 저희 목표 중 하나”라며 “상생하려는 노력의 진정성과 지역 농가 분들의 경험을 위해 마을 잔치 콘셉트로 촬영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영상에는 마을 지역 주민들이 미용실에서 햄버거를 먹거나 대파를 추수하는 모습이 담겼다.

5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한국맥도날드 창립 35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김기원 한국맥도날드 대표가 사사(社史)를 담은 도서 2종을 소개하고 있다. 김희량 기자
맥도날드, ‘대중 버거’서 ‘상생·가치 버거’로 스토리텔링 중

이를 통해 한국맥도날드는 단순히 많은 사람이 먹는 ‘대중적인 버거’의 이미지를 넘어 “맥도날드 버거를 먹는 일은 좋은 일을 하는 것”이라는 가치 소비에 대한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35년이라는 세월을 거치며 하루 3000명에서 하루 40만명이 찾는 국내 최대 버거 프랜차이즈(매출 기준)로 성장한 한국맥도날드가 강조하는 내용으로, 다른 업체와 차별화되는 대목 중 하나다. 프리미엄 버거 대신 ‘스토리가 있는 버거’·‘가치를 실천하는 버거’로서 정체성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5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한국맥도날드 창립 35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김기원 한국맥도날드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김희량 기자

한국맥도날드는 ‘한국의 맛’ 시리즈와 더불어 2025년까지 100% 친환경 포장을 적용하고, 내년부터는 동물복지 계란을 시범적으로 도입하며 ESG 경영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 햄버거 시장은 올해 5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6월 문을 연 파이브가이즈를 비롯, 슈퍼두퍼·고든램지 스트리트버거 등 해외 수제버거 브랜드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서다. 김 대표는 “신규 버거 브랜드 유입을 저희는 환영한다. 고객 선택권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국내 버거시장이 커지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5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한국맥도날드 창립 35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김기원(가운데) 대표 등 한국맥도날드 임원들이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한국맥도날드의 여성 임원 비율은 국내 500대 기업 평균인 6.3%의 약 8배에 달하는 47%나 된다. 김희량 기자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맥도날드는 창립 이후 나이. 장애 등에 무관하게 직원 1만8540명(가맹 포함)에 대해 ‘열린 채용’을 해왔다는 점도 강조했다. 현재 재직 중인 여성 직원 비율은 50%가 넘는다. 올해 4월 기준 재직 중인 시니어 크루(매장 직원)는 567명, 장애인 크루는 192명에 달한다. 여성 임원 비율 또한 국내 500대 기업 평균인 6.3%의 약 8배에 달하는 47%나 된다.

4년째 적자·품질 논란 ‘과제’…“가치 소비도 중요하지만 품질 강화 우선”

한국맥도날드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4.6% 늘어난 9950억원이었지만, 영업손실도 278억원이나 됐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매출(가맹점 포함)은 약 623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5680억원) 대비 10% 성장한 상태다. 매장 확대 등 꾸준한 투자와 구매가 곧 중증 환아와 그 가족을 위한 한국RMHC 기부로 이어지는 ‘행운버거’ 출시, 지난해부터 진행해 온 ‘예스 키즈존’ 캠페인 등 고객의 가치 소비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점 등을 한국맥도날드는 매출 상승 요인으로 뽑았다.

이날 흑자전환 가능성에 대해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 대표는 “단기적으로 흑자 해결에 집중할 경우 제품 품질을 올리는 투자를 축소해야 해 이건 저희가 생각하는 방향이 아니다”며 “지금은 제품 품질을 위한 서비스 투자가 필요한 타이밍”이라고 답했다.

5일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한국맥도날드 창립 35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희량 기자

다만 여전히 적자가 지속된다는 점, 잦은 품질 논란이 도마에 오르는 점 등은 한국맥도날드가 당면한 한계다. 올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 6월 말까지 맥도날드는 91건의 행정처분을 받아 매장당 행정처분 건수가 0.22건이나 됐다. 주요 프랜차이즈 버거 브랜드 10곳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적극적인 ESG 경영을 펼치면서, 품질에 대한 신뢰까지 함께 확보하는 것이 한국맥도날드의 향후 주요 과제가 된 셈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한국맥도날드가) 고객에게 가치 소비를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식품업체라는 본령에 충실해야 한다”며 “품질 논란이 계속 발생할 경우 ‘상생 경영’이 자칫 마케팅 전략에만 그친다는 평가가 나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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