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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더기 하한가 사태, 敵은 내부에 있었다?…“50대 모 증권사 부장이 라덕연 자금 관리책” [투자360]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폭락 사태의 배후로 지목된 미등록 투자컨설팅업체 H사 대표 라덕연(42·구속기소) 씨 일당의 주가조작에 현직 증권사 간부가 연루된 정황이 드러나면서 증권가에 또다시 긴장감이 번지고 있다.

이번 사건에 증권사 전현직 직원이 직접 연루되지 않았다는 그간의 인식이 깨지면서 각 증권사는 주가조작에 개입한 소속 직원이 있을까봐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4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전날 서울남부지검과 금융당국 합동수사팀은 H증권 부장 한모(53) 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고객 투자금 약 130억원과 증권계좌 등을 라씨 일당에게 빌려주고 수억원을 챙긴 혐의다. 금융기관 직원이면서 사금융을 알선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씨는 H증권의 영업점에 근무하며 라씨 일당과 관련된 계좌의 관리자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H증권은 약 2주 전 한씨가 수사받는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영업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대기발령을 내린 상태다.

증권업계 안팎에선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라씨 일당과 연관된 증권사 직원이 더 적발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근 라씨 사건에 이어 '채권 돌려막기' 등 불건전 영업행위로 연일 당국의 검사를 받으며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증권가는 시세조종에 가담한 소속 직원이 있을까 노심초사하며 자체 확인에 나서는 분위기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 추가로 증권사 직원이 라씨 일당에 연루됐다는 소문은 들은 적이 없다"면서도 "가담한 증권사 직원은 더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회사 직원들은 전혀 연관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혹시 우리 회사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을까 싶어 내부적으로 파악해봤는데,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연루 가능성에 손사래를 쳤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직원이 시세 조종에 가담한 사건은 근무하면서 처음 볼 정도로 흔하지 않다"면서도 "증권사 직원이 수사받으면서 업계에 긴장감이 퍼지고 있긴 하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금감원이 오는 5일 업무 관행 개선 등을 주문하기 위해 증권사 사장단을 소집하는 자리에는 대다수 증권사 사장이 대리인을 보내는 대신 직접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씨의 행위는 '개인 일탈'이지만 관리 책임이 있는 소속 증권사 역시 사전에 이를 파악해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관리 소홀이나 내부 통제 미흡 등의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씨 수준의 혐의라면 본인 스스로 작전 세력에 가담하고 있다는 걸 인지했을 수밖에 없다"며 "증권사의 내부 통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금융투자사의 관계자도 "주가조작 사건에 현직 증권사 간부가 직접 가담한 것은 업계에 지금보다 더욱 강도 높은 내부통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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