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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님, 저 먼저 갑니다”…반도체 업황 바닥론에 관련 소부장株 고공행진 [투자360]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국내증시에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종목들이 일제히 강세를 달리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저점을 찍고 올 하반기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지난 5월 소부장 특별법 개정안이 확대 개정된 데다 3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 펀드’도 만들어지면서 정책 수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간 반도체 장비주인 피에스케이홀딩스는 94.6% 상승률을 기록했다. 레이저면(面)빔을 이용한 반도체 후공정 장비(LAB)를 공급하는 프로텍도 81.9% 올랐다. 오로스테크놀로지(43.9%), 티에프이(35.9%), 신성이엔지(13.4%) 등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0.14%), SK하이닉스(4.44%) 모두 웃도는 성적이다.

국내 소부장주에만 집중 투자하는 ETF(상장지수펀드)도 인기몰이 중이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반도체소부장Fn’이 대표적이다.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6월 해당 상품에 430억원 넘게 몰리면서 이달 들어 순자산액도 1000억원을 돌파했다. 구성 종목에는 리노공업(비중 7.91%), 동진쎄미켐(7.22%), 한미반도체(6.95%) 등이 담겼다.

수익률도 상위권이다. 국내 반도체·IT 기업에 투자하는 ETF(15개·레버리지 제외) 중에서도 1위(9.46%·6월 기준)를 기록했다. 전체 평균 수익률(2.85%)보다 약 3배 높은 수준이다. 반도체 ‘투 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보다 중소형 소부장주 상승세가 큰 폭으로 앞선 덕이다. 순자산 규모 4000억원대인 ‘KODEX 반도체’와 ‘TIGER 반도체’ 모두 지난달 5%대 오름세를 기록했다.

하반기 반도체 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지자 소부장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업체 실적이 회복되면, 메모리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소재와 부품 장비를 만드는 업체들도 덩달아 수혜를 받기 때문이다. 업황의 가늠자인 반도체 수출도 반등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6월 반도체 수출액은 89억달러로 올 들어 가장 많았다. 일평균 수출액도 3억4000만달러에서 3억9000만달러로 올랐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수출의 저점 통과 시그널이 강해졌다. 올 2분기 반도체 수출단가와 물량은 연초 수준을 웃도는 수준”이라며 “특히 2개월 연속 단가와 물량이 전월 대비 개선됐는데, 이는 반도체 업황 회복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반도체 인쇄회로기판(PCB) 업종이 두각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는 3분기에 메모리 반도체 출하량 증가 및 DDR5 비중 확대로 반도체 PCB 업체의 실적 개선이 진행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정책 기대감도 시장을 키우는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26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총 3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기술 경쟁력이 있는 반도체 소부장 기업과 팹리스 기업에 투자해 덩치를 키우고, 인수합병(M&A) 자금을 지원해 기술 고도화 등을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또 지난 5월 ‘소부장 특별법’은 ‘소부장 및 공급망 특별법’으로 확대 개정되면서 제도적 기반도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는 정책을 주목하며 “2019년 일본 반도체 수출규제 이후 소부장 생태계와 국산화 바람이 크게 불었던 것처럼 하반기에도 다시 한번 더 소부장 사이클이 올 것”이라고 했다.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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