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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시총 3조달러 벽 뚫은 애플...혁신 역량이 가른 차이

‘혁신의 아이콘’ 미국 애플이 시가총액 3조달러(약 3950조원)를 돌파했다. 나스닥 상장사인 애플 주가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193.97달러에 거래를 마쳐 시총이 3조500억달러(약 4022조원)를 기록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3조달러 벽을 돌파한 기업에 오른 것이다. 1976년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 등이 애플을 공동 창업한 지 47년 만이다.

3조달러는 국내 코스피 상장사인 삼성전자 시총(431조원)의 9배 규모이고, 세계 시총 2위인 마이크로소프트(MS, 2조5320억달러)보다 20%가량 더 크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세계 6위인 영국(3조700억달러)과 맞먹는 규모이고 프랑스 GDP(2조9234억달러)를 뛰어넘는다. 한국 GDP(1조7219억달러)와 견주면 1.7배에 달하는 규모다. 기업이 곧 국력임을 실감하게 한다.

시총 3조는 세상을 놀라게 한 혁신에 대한 보상이다. 세상은 아이폰 이전과 이후로 구분될 정도로 산업의 역사를 바꿔 놓았다. 출시 16년된 아이폰은 지금도 대체불가의 위상을 누리고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생태계가 독보적이기 때문이다. 앱 스토어를 통해 누구나 앱을 개발하고 배포할 수 있는 시장을 열어줬고, 소비자에겐 아이폰, 맥북부터 애플워치, 애플페이를 모두 클라우드로 연결해 쓸 수 있는 호환성을 제공했다. 애플이 지난 6월 공개한 MR(혼합현실) 헤드셋기기 ‘비전프로’도 이 같은 애플식 생태계 전략을 따를 것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애플 주가 상승동력이 됐다. 여기에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며 자체 칩으로 대체해가고 있고, 자율주행차 ‘애플카’로 차세대 모빌리티시장에도 도전하는 등 새로운 카테고리로 혁신의 범주를 넓혀 가고 있다.

애플의 퀀텀점프가 놀랍지만 마냥 넋놓고 바라볼 정도로 우리는 한가하지 않다. 애플이 강력해질 수록 삼성전자의 갤럭시폰과 반도체 칩, 현대차의 자율주행차 등 주력 제품이 앞으로 수세에 몰릴 수 있다. 10여년 전 3배 정도였던 애플과 삼성전자의 시총 격차가 지금은 9배로 벌어진 데에서 큰 위기감을 느껴야 한다.

향후 최대 격전지가 될 생성 AI(인공지능) 챗GPT 부문도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혁신의 아이콘들이 시장을 주도할 공산이 크다. 한국에 유니콘 AI(기업 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가 전무한 현실이 우리 사회 혁신역량의 현주소다. 챗GPT가 몰고 올 4차 산업혁명 물결에 올라타려면 더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신산업에 대한 규제혁파와 함께 스타트업들이 훨훨 날아오를 수 있도록 투자 환경의 획기적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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