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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초연금, 저출산·고령화에 재정적으로 지속 유지 어렵다"
기초연금 지출액 2020년 17조원→2080년 312조원
"연금 개혁 논의과정에서 국민연금-기초연금 간 역할 재정립 중요"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현행 기초연금 제도는 재정적으로 계속 유지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왔다. 급격한 저출산·고령화 탓이다.

30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내놓은 '연금 개혁과 사회적 합의 모델에 관한 연구' 보고서(연구책임자 류재린 부연구위원)를 보면, 연구진은 통계청의 '2019년 장래인구특별추계' 자료와 기획재정부의 장기재정 전망 자료를 활용해 기초연금의 재정적 지능 가능성을 점검했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2022년부터 2092년까지 80년을 추계기간으로 잡고 현행대로 65세 이상의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주는 것으로 추산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제공]

1인당 기초연금액은 2022년에는 월 30만7000원, 2023년에는 월 32만2000원을 지급하되, 이후부터는 매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연계해 인상하고, 국민연금 재정계산 5년 주기마다 A값(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3년간 평균소득 월액)의 일정 비율(A값 대비 11.5%)을 유지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추계결과에 따르면, 기초연금 지출액(경상가격 기준)은 2020년 17조원에서 2080년 312조원으로 증가하며, 기초연금 급여 지출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20년 0.8%에서 2080년 3.6%로 불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윤석열 정부 11대 국정과제에 따라 기초연금을 2024년부터 월 40만원으로 인상하고 매년 국민연금 A값 대비 13.9% 지급하는 것으로 가정할 경우 기초연금 지출액은 2080년 384조원(경상가격 기준)으로, GDP 대비 지출 비중은 2080년 4.4%로 각각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인구구조 변화 상황을 고려하면 노인의 70%를 지급 대상으로 하는 현행 기초연금을 계속 유지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는 게 시급하다"고 결론 내렸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의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세금으로 마련한 재원으로 매달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노후 소득 보장제도의 하나로 국민연금의 사각지대를 완화하려는 취지로 도입됐다. 보험료, 즉 기여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는데도 자격요건만 충족하면 받을 수 있기에 소득이 적은 노인의 만족도가 높다.

기초연금은 월 10만원이던 기초노령연금을 확대 개편해 2014년 7월 도입할 당시에는 월 최대 20만원을 지급했다. 이후 2018년 9월부터 월 25만원으로 오르는 등 금액이 단계적으로 계속 불어나 2021년부터는 월 최대 30만원을 주고 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올해는 최대지급액이 월 32만2천원으로 올랐는데, 소득·재산 수준, 부부 수급 여부와 국민연금 지급액 등을 고려해 감액된다.

기초연금은 도입 때부터 성격이 모호하고 국민연금과의 관계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불분명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기초연금 도입 당시에는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길면 기초연금을 깎아서 주는 이른바 '기초연금-국민연금 가입 기간 연계 감액 장치'를 둬서 두 제도 간 연계로 중층 보장이 이뤄지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기초연금의 기준연금액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지금은 두 제도 간 연계 감액의 실효성이 낮아진 상태이다.

연구진은 기존 노인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소득과 자산 수준이 높은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으로 편입됨에 따라 과거에 비해 소득수준이 높은 노인들에게도 기초연금이 지급되는 문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연금 개혁 논의 과정에서 두 제도 간 역할을 분명하게 재정립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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