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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팀장시각] 혼돈의 하반기 주택시장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 조사결과’에서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전달보다 8포인트 오른 100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0~200 범위로 1년 뒤 집값 전망을 묻는 질문에 ‘오를 것’이란 답변과 ‘내릴 것’이란 응답이 같을 때 100을 나타낸다. 지난해 11월 61까지 떨어져 하락 전망이 상승 보다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이번에 기준선인 100까지 오르면서 상승과 하락 전망이 같아졌다. 현재 주택시장 상황이 ‘바닥’이냐, ‘추가 하락’이냐 의견이 팽팽하게 갈리는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일단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주택시장을 흔들었던 가장 큰 변수인 금리인상 우려는 많이 해소된 것 같다.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최근 기준금리를 나란히 동결했다. 각종 조사에서 향후 금리가 더 올라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아지고 있다.

주택 거래량은 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5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3373건(6월 28일까지 신고 기준)으로 2021년 8월(4065건) 이후 가장 많았다. 최저점을 기록했던 지난해 10월(559건) 이후 꾸준히 증가한 결과다. 경기도도 비슷하다.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은 5월 1만21건을 기록했다. 2021년 8월(1만3512건) 이후 오랜만에 1만건 이상까지 증가했다. 거래량 증가는 집값이 회복할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다. 물론 본격적인 추세 반등을 전망하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경기침체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추가 매수세가 따라오기 힘들어서다. 지리한 ‘보합’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가 대부분이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올 하반기 수도권 주택가격이 ‘0%’ 변동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합이다.

하반기 주택시장의 가장 큰 부담은 역시 ‘역전세대란’ 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년 전 계약 때보다 전셋값이 많이 떨어져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씩 돈을 내줘야 하는 경우다. 이런 집주인이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수도권에만 최소 20만가구 규모다. 최근 금리가 안정되면서 월세 수요가 다시 전세로 이동하고 있고, 신혼부부 등 신규주택 수요도 매매보단 전세를 찾고 있어 전셋값이 반등하는 만큼 심각한 상황으로 몰리진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당장 역전세 위기를 줄이기 위해 임대인에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완화해주겠다는 계획을 어떻게 마련할지 주목된다.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감면계획을 언제 시행할지도 변수다. 정부는 지난해 말 취득세, 양도소득세 중과 등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국회 입법 과정에 막혀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올 7월 발표하는 세제개편안에 이 내용을 다시 담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야당과 합의해 시행된다면 주택시장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상승과 하락 전망이 똑같은 ‘주택가격전망지수’ 100, 집값이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을 것이란 관측인 수도권 주택 가격 변동률 전망치 0%가 의미하는 건 지금 시장을 판단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방증하는 것이다. 주택시장을 움직이는 변수는 무수히 많다. 몇 가지 변수만 가지고 확정적으로 전망하는 것만큼 위험한 건 없다. 집 문제에 관해 그 어느 때보다 조심해야 하는 시기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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