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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용인 첨단산단 2년 단축, 반도체 국가대항전 승부수

2026년 말 착공하는 경기도 용인 남사읍 일대 711만㎡(215만평) 규모의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기간이 기존 7년에서 5년으로 당겨진다. 정부가 그린벨트·농지 등 입지 규제를 해결하고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속히 추진키로 한 데 따른 것이다. 반도체 생산의 ‘핵심 인프라스트럭처’로 꼽히는 전력·용수 공급도 차질 없게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용인산단은 삼성전자가 300조원을 들여 2042년까지 5개 이상의 반도체 공장을 짓는 곳이다. 각국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 앞다퉈 반도체 신증설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속도전’으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국토교통부와 경기도·용인시가 ‘원팀’으로 용인 산단 지원에 나서기로 한 것은 그만큼 반도체 ‘시간싸움’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용인산단에는 삼성의 시스템반도체공장을 중심으로 벤처기업, 소재·부품·장비기업, 연구기관 등이 함께 들어서 반도체 전 산업이 한데 자리하게 된다. 기흥·화성·평택 반도체단지와도 연결, 첨단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구축으로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가 녹록지 않다. 무엇보다 반도체 생산 과정의 핵심 기반인 전기·용수 확보가 시급하다. 2042년 삼성전자 5개 공장이 돌아가려면 65만t의 물과 7GW(기가와트) 전력이 필요하다. 용인시 인근 강과 호수에서 물을 끌어오고 주변에 원자력발전소 5기를 새로 지어야 충당 가능한 양이다. 당장 2030년부터 용인산단에서 반도체 팹을 가동한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어느 것 하나 해결된 게 없다. 다른 지역에서 전기를 끌어오거나 발전소 신설 등 서둘러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미국이 촉발한 보조금을 내세운 반도체 전쟁은 세계가 전면전 양상이다.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구축하기 위해 막대한 보조금뿐 아니라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일본은 2024년 완공 목표로 구마모토 TSMC 공장 건설에 4조 6200억원 보조금을 지원하고 불과 몇 개월 만에 공업 용수와 도로문제를 해결했다. 5년 걸릴 공사를 2년 내로 끝내겠다는 각오인데 용수 부족에 따른 주민 반대도 없다. 대만은 가뭄으로 유례 없는 물부족 사태가 벌어지자 절수하면서까지 TSMC 공장에 물을 댈 정도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용수나 전기·도로 등의 문제를 푸는 데 몇 년씩 걸리는 우리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반도체는 지금 국가대항전이나 다름없다. 각 국이 무섭게 치고 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머뭇거리다간 순식간에 뒤처질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기업이 기술력을 높이는 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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