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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규 PEF, 첫 역성장…자금 조달 어려워졌다 [덩치커진 PEF 上]
총 175개 첫선, 과거 3년 평균치 하회
2013년 PE 산업 성장기 진입 이후 처음
옥석가리기 기대 vs 신생 PE 입지 위축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국내 기관전용 사모펀드(PEF)가 외형 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지난해 신규 PEF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사모펀드 산업이 성장기에 진입했던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신규 자금 모집액도 작년 대비 줄어든 상황이다. 신설 PEF는 PE 산업 생태계의 출발점인만큼 시장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8일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발표한 ‘2022년 기관전용 사모펀드 동향 및 시사점’에 따르면 작년에 신설된 PEF는 175개다. 이는 2021년 320개 대비 45.3% 감소한 수치다. 금감원은 2021년에 사모펀드 제도 개편을 앞두고 신규 PEF가 급증했던 만큼 지난해 기저효과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기적 특수성이 있던 2021년을 제외해도 지난해 신규 PEF 감소세는 뚜렷하다. 2018~2020년 과거 3년 동안 신설된 PEF는 평균 207개였다. 본격적으로 투자 회수가 이뤄지고 사모펀드 산업이 성숙기에 진입한 2013년 이후 신설 PEF 수가 감소한 적은 작년이 처음이다.

그만큼 PEF 운용 사이클의 첫 단추인 ‘신규 자금 모집’ 역시 원활하지 않았다. 지난해 신규 PEF의 자금 모집액은 16조3000억원으로 2021년 23조5000억원 대비 약 31% 줄었다. 글로벌 금리 인상 부담은 물론 금융당국의 PEF 관리·감독 기준이 강화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작년 하반기 들어 금감원은 신규 업무집행사원(GP) 등록 과정에서 출자자(LP)로부터 발급 받은 투자확약서(LOC)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신생 PE의 업계 진입장벽은 높아진 셈이다. 신생 업체가 기관투자자로부터 LOC를 받으려면 상당 부분 진척된 거래가 필요함에 따라 뚜렷한 투자 대상 없이는 펀드 결성 자체가 어려워진 것이다.

실제로 신규 PEF 유형을 살펴보면 프로젝트 펀드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신설 PEF 175개 가운데 프로젝트 펀드가 144개로 나타났다. 전체 펀드 내 비중은 82.3%로 최근 4년 사이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투자자들은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만큼 확실한 투자처에 출자해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는 모습이다. 물론 주요 출자자인 연기금과 공제회 등이 이렇다 할 트랙레코드가 없는 신생 PE에 선뜻 출자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소형 GP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작년 신설된 PEF 175개를 출자약정액 기준으로 분류하면 소형 GP의 감소폭이 부각된다. 출자약정액이 3000억원 이상인 대형 PEF의 경우 2021년 17곳에서 지난해 11개로 35%가량 줄었다. 반면 1000억원 미만 소형 PEF는 2021년 255개에서 작년 123개로 약 52% 가까이 감소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신생 PE 입장에서는 최근 3~4년 분위기와 비교하면 자금 유치 환경이 악화됐지만 사모펀드 제도 초기에는 금융당국에서 출자자 기준을 제시하기도 했다”며 “그만큼 현재 PEF 관리·감독 수준이 과거 대비 강화됐다고 보긴 어렵고 PEF 운용사별 옥석가리기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ar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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