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파킹통장 금리가 일제히 2%대 초반으로 하락하면서 최대 5%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 파킹통장 인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우대조건이 까다롭지 않고, 하루만 넣어도 시중은행 정기예금 수준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매력에 시중의 자금을 끌어 모으고 있다.

특히 앞으로도 당분간 저축은행의 파킹통장 금리는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자금조달 여건이 어려워진 저축은행 업권의 수신금리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과 같은 저축은행발 금리 경쟁이 재연될 수 있다는 얘기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5조1509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4988억원) 대비 32.07% 증가했다.

저축은행으로 이처럼 돈이 몰린 것은 금리 경쟁력이 되살아 났기 때문이다. 시중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은 대부분 자금을 예·적금을 통해 조달한다. 올해 들어 부동산 경기 부진에 따라 부동산 금융 관련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저축은행 업계는 수신을 늘려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예·적금이 들어와야 ‘대출 실탄’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이날 기준 79개 저축은행 정기예금(12개월 만기) 평균 금리는 3.98% 수준이다. 이는 3% 초반까지 떨어진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에 비해 높은 편이다. 심지어 일부 저축은행의 최대 정기예금 금리는 4.5%에 달한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는 파킹통장 상품도 금리 수준이 높다. OK저축은행의 ‘OK읏백만통장Ⅱ’는 연 최대 5%를 제공한다. 이 상품은 ▷100만원 이하 4.5% ▷100만원 초과 500만원 이하 3.5% ▷500만원 초과 2000만원 이하 3.0% ▷2000만원 초과 2.5%를 제공한다. 오픈뱅킹을 등록하면 우대금리 0.5%포인트를 추가로 얹어준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말 출시 이후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금리 구간이 조금 변동됐지만 여전히 다른 파킹통장보다 금리가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올저축은행이 지난 12일 내놓은 ‘Fi 커넥트 통장’도 최대 4%를 받을 수 있다. 1000만원 이하 금액에 대해 연 3.0%를 적용하고 오픈뱅킹 계좌를 등록하면 1%포인트를 더 준다. 다만 1000만원 초과분에는 연 0.50%를 제공한다.

NH저축은행의 ‘NH FIC-ONE 보통예금’은 1억원 이하 금액에 연 3.0%를 제공한다. 여기에 ▷마케팅 동의 0.2%포인트 ▷자동이체 출금실적 0.3%포인트 ▷간편거래 거래실적 0.3%포인트 등 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연 3.8%를 받을 수 있다. 1억원 이상 금액에 대해선 0.2% 금리가 적용된다.

3000만원까지 연 3.20%를 주는 애큐온저축은행 ‘머니쪼개기’, 5000만원 이하 금액에 대해 3.2% 금리를 적용하는 페퍼저축은행의 ‘페퍼스파킹통장2’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반면 인터넷전문은행 파킹통장 금리는 하락세다. 케이뱅크는 23일부터 파킹통장 ‘플러스박스’ 금리를 연 2.45%에서 2.40%로 내렸다. 카카오뱅크도 16일부터 ‘세이프박스’ 금리를 연 2.40%에서 연 2.20%으로 하향했다. 5000만원 초과 금액에 연 2.8%를 제공했던 토스뱅크도 3월부터 예치금액과 관계없이 연 2.0%를 주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 당국이 예금자보호한도 상향 논의에 속도를 내면서 저축은행으로의 자금 유입은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예금자보호란 금융기관이 파산할 경우 예금보험공사가 일정 한도 내에서 금융소비자가 예치한 자금을 돌려주는 제도다. 예보는 최근 은행연합회와 저축은행중앙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등과 릴레이 비공개회의를 통해 한도상향 시나리오를 놓고 세부 내용을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