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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피 ‘동학외인운동’·코스닥 ‘동학개미운동’…2600피·900닥 ‘上高下高’ 불 지폈다 [투자360]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올해 상반기 한국 증시가 당초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상을 보기 좋게 깨버리고 ‘예상 밖의 선전’을 기록했다. 이 같은 강세의 배경에는 코스피 시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13조원 이상의 투자금을 쏟아부은 외국인 투자자와 7조원 이상의 투자금을 코스닥 시장에 투입한 개인 투자자가 있었다.

외국인 투자자는 반도체·자동차 등 전통 대형 우량주에 대한 강력한 순매수세로 코스피 지수 상승세를 이끌었고, 한국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2차전지 주요 소재주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던 개인 투자자는 코스닥 지수를 밀어 올리는 모양새였다.

外人 코스피 13조·개인 코스닥 7조 순매수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코스피 지수는 2582.20으로 전년 마지막 거래일 기준가(12월 29일, 2236.40) 대비 15.46% 상승했다. 879.50에 장을 마친 코스닥 지수는 올 들어 27.03%나 올랐다. 연중 최고치를 기준으로 할 경우 코스피 지수는 올해 18.10%(6월 9일, 2641.16)나 상승했고, 코스닥 지수는 무려 33.89%(4월 17일, 909.50)나 치솟았다.

작년 상반기(코스피 -22.07%·코스닥 -27.49%)에 이어 하반기(-5.95%·-10.90%)까지 부진을 면치 못했던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연초부터 시작된 랠리를 시작으로 현재 수준까지 올라서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것이다.

작년 연말 올해 한국 증시가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 주가 저점 형성 후 하반기 회복)’ 형태를 띨 것이라고 예측한 주요 증권사들로선 난처한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

코스피 강세장은 외국인 투자자, 코스닥 강세장은 개인 투자자의 공이 지배적이었다.

올 상반기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액은 13조1046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개인·기관 투자자가 각각 10조2166억원, 3조4501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보였던 것과 선명하게 대비됐다.

월별 순매수액을 봤을 때도 외국인 투자자는 6월(-2853억원)을 제외한 1~5월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그만큼 외국인 투자자의 ‘바이 코리아(Buy Korea)’ 행렬이 꾸준하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7조4520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보인 개인 투자자가 상승세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 순매수액에서도 개인 투자자는 1~6월 중 단 한 달도 빼놓지 않고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外人 삼성전자·개인 2차전지 소재株 사랑 돋보여

투자자별 순매수 상위 종목을 살펴봤을 때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에 대한 강력한 사랑이었다. 외국인 투자자의 월간 순매수액 1위 종목은 1~6월 한 번도 변함없이 ‘삼성전자’가 차지했기 때문이다.

상반기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총 순매수액은 11조6542억원이었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피 시장에서 기록한 전체 순매수액의 88.9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코스피 시장에 쏟아부은 외국인 투자자의 막대한 투자금이 지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시총 최상위 대형주에 쏠린 것도 코스피 강세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에는 시총 1위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시총 3위, 1조5961억원) 등 반도체주(株)가 포함됐다. 여기에 현대차(시총 7위, 1조3425억원)·기아(시총 8위, 5305억원) 등 자동차주, LG에너지솔루션(시총 2위, 4675억원)·삼성SDI(시총 6위, 9763억원) 등 2차전지 배터리주가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상승률 역시 두드러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SK하이닉스가 각각 78.80%, 51.33%로 1·2위를 차지한 가운데, 그 뒤를 기아(44.18%), LG전자(42.77%), 현대차(32.78%), 삼성전자(30.92%), 현대로템(30.46%), LG에너지솔루션(29.51%), 삼성엔지니어링(28.09%), 삼성SDI(15.57%) 순으로 따랐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주로 대형 우량주를 위주로 장기 투자를 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올해 상반기에도 이 같은 전략이 그대로 유지된 결과 전체 지수에 큰 영향을 미치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상승률이 높았고, 이는 국내 증시를 한 단계 위로 올리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개인 투자자의 ‘2차전지 소재주’ 사랑 역시 눈에 띄었다. 1~6월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액 상위 1~3위 종목은 모두 2차전지 소재주가 차지했기 때문이다. 1위는 코스피 시장 대표 2차전지 소재주로 꼽히는 포스코홀딩스(4조7079억원)였고, 코스닥 시장 ‘2차전지 대장주’로 꼽히는 에코프로(1조9122억원)와 에코프로비엠(1조1234억원)이 각각 2·3위에 올랐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코스닥 시총 1·2위 종목이다.

개인 투자자의 2차전지 주요주에 대한 공격적 투자는 ‘2차전지 열풍’을 계기로 한때 코스닥 지수 상승률이 전 세계 주요국 증시 상승률 1위 자리에 올랐던 3~4월을 지나 ‘과열’ 논란에 따른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던 5월에도 사그라들지 않았다. 5월 개인 투자자의 코스닥·코스피 순매수액 상위 1위 종목 모두 각각 2차전지 소재주인 포스코홀딩스(4966억원), 에코프로(4284억원)가 차지했기 때문이다.

실적장세·美 달러 국내 증시 이전 덕분에 下高?

증권가에선 하반기에도 지수가 상승 랠리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외국인, 개인 투자자의 적극적인 투자로 만들어낸 ‘상고(上高)’ 분위기가 ‘하고(下高)’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에 힘이 실리는 것이다.

최근 DB금융투자가 하반기 코스피 지수가 3000까지 오를 것이란 관측으로 가장 높은 전망치를 제시했다. 여기에 KB증권 2920, 삼성증권·NH투자증권 2750, 하나증권 2700 등의 코스피 타깃 예상치가 나왔다. 낙관론이 대세로 자리 잡는 모양새인 셈이다.

하반기엔 미국 등 주요국의 소비가 구매력 제고와 맞물리며 ‘실적장세’가 나타나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증시가 상승 곡선을 그려갈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증시가 ‘금융장세’에서 ‘실적장세’로 넘어갈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실적장세에선 큰 조정 없이 지속적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이 나타난다”고 짚었다.

달러 약세 과정에서 미국 금융시장에 머물던 달러 자금이 국내 증시 등으로 이전되면서 상반기 국내 증시를 끌어올렸던 외국인 투자 강세가 지속될 것이란 예측도 있다.

다만, 일각에선 연내 두 차례 기준 금리를 추가 인상할 수 있다는 여지를 열어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 발언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은 투자심리 약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보면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단기 반등)라는 ‘가짜 강세장’ 가능성도 열어두는 것이 적절하다”며 “주가는 여름을 지나는 구간에서 물가 상승 변동성, 8월 잭슨홀 미팅 등 단기 불확실성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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