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자신의 경제 성과를 집중적으로 홍보하는 3주간의 ‘인베스트 인 아메리카(Invest in America·미국에 투자)’ 투어를 본격화하면서 그 첫 시작으로 초고속인터넷의 전국화를 약속했다. 인베스트 인 아메리카는 획기적인 미국 투자를 통해 경제 부흥을 꾀한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 슬로건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투어의 시작을 알리는 백악관 연설에 나서 미국의 모든 지역을 초고속인터넷으로 연결하기 위해 400억달러(52조3000억원)의 자금을 할당하고, 오는 2030년까지 초고속 인터넷의 실질적인 전국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그는 “초고속 인터넷은 사치품이 아닌 절대적인 필수품”이라면서 “우리는 이 자금으로 2030년까지 모든 미국인이 신뢰할 수 있는 초고속 인터넷에 연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투자는 모든 미국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누구도 (인터넷 접근성을 가지지 못한 상태로) 남겨두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단순히 접근성뿐만이 초고속 인터넷의 경제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은 미국에서 경제적 이유 또는 광섬유 연결이 되지 않는 곳에 거주한다는 이유로 초고속 인터넷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들이 2400만명에 달하고, 850만 이상의 가정과 중소기업이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가 없는 지역에 있다고 설명했다.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비서실장은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한 노스캐롤라이나 농부들은 곡물과 가축을 팔기 위해 입소문에 의존한다”며 “우린 삶에 진짜 변화를 가져올 역사적 기회를 갖고 있으며, 그 잠재력을 실현하는 게 우리 일”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보도자료에서 “미국인들은 일을 하고, 학교에 평등하게 참가하고, 건강 관리를 받고, 가족 및 친구들과 연락을 유지하기 위해 초고속 인터넷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초고속 인터넷 전국화 선언은 바이든 대통령의 최대 입법 성과 중 하나인 천문학적인 액수의 초당적 인프라법을 통한 미국 재건 의지를 밝힌 것이지만, 1년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대선을 겨냥한 경제성과 알리기 측면이 강하다.
미 행정부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선언을 시작으로 3주 동안 전국을 돌면서 경제 성과 홍보에 나선다. AP는 “이번 투어는 재선의 해로 접어들면서 바이든 정부는 인프라와 경제, 기후 변화에 대한 입법 승리 홍보를 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바이든은 자신의 정책을 알게되면 더 많은 유권자들이 자신을 지지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7일 메릴랜드주의 대선 캠페인 리셉션에 참석하고, 28일에는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이른바 ‘바이든노믹스’ 연설이 예정돼 있다. 29일에도 뉴욕에서 대선 행사에 참석하고, 30일엔 미국인을 위한 비용 절감 방안에 대해 연설한다.
이처럼 바이든 정부가 경제 성과에 집중하는 것은 오는 2024년 대통령 선거가 현 정권의 경제 성과에 대한 ‘국민투표’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이달 초 바이든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지지가 35%에 그친 자사 여론조사를 인용하며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에 대한 두려움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내년 선거는) 바이든이 경제를 얼마나 장악했는지에 대한 투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