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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영업자 연체율 ‘8년 만 최고’…다중채무자 비중 ‘역대 최대’[머니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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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코로나19와 경기 둔화의 여파로 금융기관 대출을 늘린 자영업자들이 원리금을 갚지 못해 허덕이고 있다.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권 연체율이 1%에 달하며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여러 곳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의 비중도 역대 최대 수준으로 치솟았다.

정부의 금융 지원이 끝나기도 전에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자영업자 대출 부실 사태가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영업자 연체율 1.00%…8년 만 최고

26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기말 기준) 현재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33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3분기(1014조2000억원)와 4분기(1019조9000억원)에 이어 세 분기 연속 1000조원을 넘어섰고, 3개월 새 13조9000억원 더 늘었다.

1분기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1.00%로, 지난해 4분기(0.65%)보다 0.35%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코로나 직전인 2019년 4분기(0.76%)를 웃도는 수준으로, 2015년 1분기(1.13%)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자영업자 대출 연체액도 6조3000억원으로, 3개월 전(4조1000억원)보다 53.7% 급증했다.

저소득·고소득 자영업자 대출 ‘역대 최대’

자영업자 연체율을 소득별로 나눠보면 저소득층(소득 하위 30%)은 지난해 4분기 1.2%에서 올해 1분기 1.6%로 0.4포인트 올랐다. 이는 코로나 전인 2019년 3분기(1.7%) 이후 3년 반 만에 최고 수준이다.

중소득(소득 30∼70%) 자영업자 연체율(1.8%)도 3개월 새 0.5%포인트 더 높아졌다. 코로나 사태 초기였던 2020년 1분기(1.9%)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다.

고소득(소득 상위 30%) 자영업자 연체율(0.9%)도 2019년 3분기(0.9%) 이후 3년 6개월래 최고 수준이다.

연체율 상승에도 자영업자의 대출은 더 불어나고 있다. 저소득 자영업자의 전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지난해 4분기 119조9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123조원으로 3조1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소득 자영업자(713조9000억원→723조6000억원)와 중소득 자영업자(186조원→187조2000억원) 대출도 각각 9조7000억원, 1조2000억원씩 늘었다.

저소득·고소득 자영업자의 1분기 말 대출 잔액은 모두 역대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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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금융권 자영업자 연체율, 3개월 새 약 1%포인트 뛰어

자영업자의 2금융권 연체율은 더 심각하다. 1분기 기준 은행권과 비은행권 자영업자 연체율은 각 0.37%, 2.52%로 집계됐다. 3개월 새 은행에서 0.11%포인트 오르는 동안 비은행권에서는 0.92%포인트나 뛰었다.

은행권 연체율은 2019년 1분기(0.38%) 이후 4년 만에, 비은행권 연체율은 2020년 2분기(2.59%)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비은행권을 세부업권으로 나눠보면 상호금융(2.22%), 보험(0.69%), 저축은행(5.17%), 여신전문금융회사(1.66%)의 연체율이 3개월 전보다 0.83%포인트, 0.36%포인트, 1.86%포인트, 0.6%포인트씩 높아졌다.

저축은행 연체율은 2017년 2분기(5.57%) 이후 5년 9개월 만에, 보험 연체율은 2019년 3분기(1.13%) 이래 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다.

특히 저소득층 자영업자의 2금융권 대출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저소득 자영업자의 은행 대출잔액은 지난해 4분기(71조9000억원)에서 올해 1분기(72조7000억원) 사이 8.7% 늘었지만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에서는 20.8%(2조7000억원→2조9000억원), 23.7%(37조1→38조6000억원)씩 급증했다.

대부업을 포함한 기타 금융기관 대출(3조5000억→ 3조8000억원)도 11.8% 늘었다.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음식점 메뉴 간판들이 설치돼 있다. [연합]

자영업 대출 71.3%는 다중채무자

자영업자 가운데 다중채무자(가계대출 받은 기관 수와 개입사업자 대출 상품 수의 합이 3개 이상인 대출자)의 비중 또한 확대되는 추세다. 1분기 현재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은 737조5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7조2000억원(2.4%) 증가했다.

전체 자영업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개월 새 70.6%에서 71.3%로 커졌다. 이는 역대 최대 기록이다.

자영업 다중채무자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억2000만원으로 집계됐고,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이들의 전체 이자와 1인당 평균 연이자는 각 1조3000억원, 74만원 느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은은 최근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올해 말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 위험률이 3.1%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연체 위험률은 연체가 시작(5영업일 이상)됐거나 세금을 체납한 자영업자가 보유한 연체 위험 대출잔액이 전체 대출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특히 취약차주(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신용등급)의 연체 위험률은 18.5%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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