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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서비스업 만족도는 덧셈 아닌 곱셈

우리가 경영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영학을 배워야 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경쟁자의 존재 때문이다. 경쟁자가 없다면 적당히 일을 해도 사업이나 자리를 보전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사회는 개인이나 조직 차원에서 늘 경쟁자와 함께한다. 그리고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경쟁자보다 좋은 성과와 끊임없는 경쟁력 향상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효율성과 효과성을 추구하게 되는데 그 방법을 가르치는 분야가 경영학이다. 여기서 효율성이란 같은 성과를 더 적은 비용으로 달성하는 것이고, 효과성이란 같은 비용으로 더 많은 성과를 거두는 것을 말한다. 둘은 다른 의미이면서도 같은 측면이 있다.

사업을 하는 경우 효율성 향상을 위해 인건비 감축방안을 많이 강구하게 되는데 그 수단으로 인원 축소나 셀프 서비스 확대, 인력의 기계 대체와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경우 그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제조업에서는 인력을 기계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생산된 제품도 품질의 저하가 없이 생산효율성과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하지만 서비스업에서는 이러한 효과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 즉, 인력을 기계로 대체한 경우 인건비는 줄일 수 있지만 고객이 체감하는 서비스 품질이 저하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는 다양한 고객의 요구사항을 기계로 충족해주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비스업에서는 효율성을, 내부 효율성과 외부 효율성이라는 2가지 측면에서 관리해야 한다. 여기서 내부 효율성이란 자원의 효율적 사용이라는 전통적 의미의 효율성을 말하고, 외부 효율성이란 고객이 느끼는 기업 운영의 효율성, 즉 고객이 평가하는 서비스 품질을 의미한다. 그런데 고객이 서비스 품질을 평가할 때에는 서비스의 결과뿐만 아니라 서비스의 과정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예를 들어 여행상품을 이용할 때 좋은 관광지를 소개받아 편리한 교통수단으로 잘 여행했더라도 가이드가 불친절하면 해당 서비스에 불만을 갖게 된다. 그래서 서비스의 경우 각 서비스 과정의 품질에 덧셈의 법칙이 아닌 곱셈의 법칙이 작용한다고 한다.

이와 같이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비용절감이 결과적으로 역효과를 가져오는 경우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은 비용을, 좋은 비용과 나쁜 비용으로 구분해 관리하는 것이다. 좋은 비용이란 서비스 품질의 개선을 가능하게 하고 이익 증대에도 기여하는 비용으로, 직원교육과 서비스개발비용과 같은 것이다. 좋은 비용을 축소하면 고객의 서비스 품질 평가에 불리한 영향을 끼칠 것이다. 나쁜 비용이란 과다한 중간관리자, 불필요하거나 시간을 낭비하는 운영비 등이 이에 해당된다. 물론 나쁜 비용을 줄이면 내부 효율성과 외부 효율성 모두가 개선될 것이다. 그럼에도 과거 어려운 상황에 처한 조직들의 경영 개선 조치들을 보면 불필요한 경영진이나 중간관리자보다는 고객 서비스를 직접 담당하는 힘 없는 하위직들을 우선 감축시킨 잘못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서비스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는 좋은 비용이 아닌 나쁜 비용을 줄여서 외부 효율성을 개선해야 함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최창복·강원대 경영회계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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