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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갯 속을 달리는 美증시, 누군가는 분명 운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 증시가 연초 이후 질주하고 있지만 여전한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경기침체란 돌발변수에 급격히 힘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급락 가능성에 대비해 하락 시 이익을 보는 공매도(숏)에 나서거나 소수의 유망 종목에 집중하는 쏠림투자로 이분화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S3파트너스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대한 숏포지션은 1조달러를 넘어 2022년 4월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연초 이후 미 증시가 빠르게 회복·상승한 탓에 숏포지션은 이미 1000억달러 이상의 평가손실을 봤지만 공매도 투자자들은 여전히 S&P500 랠리 활력이 떨어질 것이란 기대를 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증시가 약세를 보인 것은 공매도 투자자들을 웃게 하고 있다.

씨티그룹의 스콧 크로너트 전략가는 S&P500이 더 이상 올라갈 여지가 없다며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비관론은 증시가 상승할수록 더 강해지고 있다. B.라일리자산의 아서 호건 수석시장전략가는 “시장이 더 높이 상승할수록 비관론은 더욱 따라붙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 증시는 거세지는 비관론에 아랑곳 않고 일찌감치 기술적 강세장에 돌입했다. 특히 기술주 강세가 뚜렷해 나스닥100지수는 연초 이후 36%나 급등했다.

문제는 매우 빠르고 높게 치솟았단 것이다. 최근 이 지수는 200일 이동평균선보다 24%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스닥100지수가 장기 이동평균선을 이처럼 크게 벗어났던 대표적인 사례는 닷컴 붐이 붕괴되기 시작하던 2000년 4월초였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그만큼 현재의 강세장을 마음 놓고 즐기기엔 앞날을 전망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문을 두드리는 곳은 대형 기술주다. JP모건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사이 개인투자자들은 개별 종목 순매수 금액은 15억달러로, 주간 기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ETF를 포함하면 44억달러가 유입됐다.

특히 주목되는 건 이들 매수세 가운데 대부분이 테슬라와 애플, 엔비디아에 집중됐단 것이다. 블룸버그는 올해 S&P500 상승분의 43%를 이들 세 종목이 책임졌다고 분석했다. 기존 대형 기술기업(빅테크)에 대한 기대와 인공지능(AI) 열풍이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해당 종목 하락을 기대하는 투자자들도 만만치 않게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종목이 테슬라로, S3에 따르면 올해 들어 테슬라에 대한 숏포지션은 260억달러에 달한다. 이미 140억달러 이상 평가손실을 봤음에도 테슬라 주가 하락에 대한 기대는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미국 증시에 대한 양극화된 투자는 어느 한쪽의 패배를 불가피하게 만들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공격적인 투자로 인한 증시 상승으로 당초 신중하던 기관투자자들까지 숏포지션에 따른 손실 제한 및 초과 수익 달성을 위해 대규모 매수에 뛰어드는 형편이다.

실제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해 10월 이후 헤지펀드와 기관 중심의 유입세가 이어지면서 45억달러가 미국 증시에 흘러들어왔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는 고객들의 총 레버리지가 5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공매도로 인한 손실이 계속해서 불어나면 투자자들은 숏포지션을 청산하기 위해 주식을 매입할 수밖에 없어 주가를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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