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자산 235조원에 10개 자회사를 거느린 최대 에너지 공기업인인 한국전력이 차기 사장 공모에 착수했다. 차기 사장에는 호남출신 정치권 인사인 김동철(사진) 바른미래당 전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22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사장 후보자 모집 공고를 게시했다고 밝혔다.
서류 접수기간은 오는 30일까지이며 응모자격은 ▷경영·경제와 전력산업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이해력 ▷대규모 조직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과 비전제시 능력 ▷경영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개혁지향적 의지와 추진력 ▷공공성과 기업성을 조화시킬 수 있는 소양 ▷최고경영자로서의 자질과 품성 등 다섯 항목을 제시했다.
2021년 3월 사장 공모당시에는 ‘공직자윤리법 제17조를 적용받은 지원자의 경우, 동법 시행령 제34조에 따라 취업승인 후 취업이 가능하다’는 문구가 있었으나 이번에는 빠졌다.
이에 따라 이번 사장 공모에는 관료출신이 아닌 정치권 인사가 선출될 가능성에 힘이 실린다. 관료출신인 정승일 전 사장이 여당인 국민의힘의 사퇴압박 속에서 임기 만료 1년 가량을 남겨놓고 지난달 이임할 당시부터 정치권 인사 내정설이 돌았다.
정치권과 관가에서는 차기 한전 사장으로 4선(17∼20대)의 김동철 전 바른미래당 국회의원의 하마평이 오르내린다. 김 전 의원은 서울대 법대·산업은행 출신으로 2004년 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광주 광산갑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20대 총선까지 내리 4선을 지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을 지냈고, 국민의당·바른미래당 원내대표를 역임했다. 정치 이력의 대부분을 민주당 계열 정당에서 활동했지만, 지난 20대 대선에서는 국민의힘 당시 윤석열 후보의 특별고문 겸 새시대준비위원회 지역화합본부장과 선대본부 후보특별고문을 맡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 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한전 본사가 있는 전남 나주를 포함한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김 전 의원의 이름이 회자된다.
그러나 에너지관련 업무를 한 적은 없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시각이 있다. 최근 임명된 이학재 인천지역 전 국회의원이 인천공항공사 사장에 임명된 것처럼 한전 사장도 해당지역 정치권 인사로 채워질 경우, ‘낙하산은 없다’고 주장했던 윤석열 정부도 전 정권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현재 차기 한전 사장이 풀어야 할 과제는 만만치 않다. 일단 내년 총선 전까지 추가 전기요금 인상이 불투명한 가운데 지난 2021년 이후 45조원에 달하는 구조적인 재무 적자를 해결해야 한다.
관가의 한 관계자는 “한전 차기 사장은 일명 ‘센사람’이 내정된 것으로 안다”면서 “‘센사람’은 관료 출신이 아닌 정치권 인사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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