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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의 공실률이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대 기술기업(빅테크)들이 인력감축과 비용 절감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부동산 빅데이터 기업 코스타그룹은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와 팰로앨토, 서니베일 등을 포함하는 실리콘밸리의 공실률은 이달 초 17%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전인 2019년의 11%에서 크게 올라간 수준이다.

메타플랫폼의 본사가 있는 멘로파크와 구글 본사가 있는 마운틴뷰의 공실률은 20% 안팎에 이른다.

실리콘밸리의 공실률은 샌프란시스코 북쪽의 25%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일부 분석가와 투자가들은 이 격차가 좁혀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WSJ은 전했다.

빅테크 기업들이 최근 대규모 해고를 단행한 데다가 이에 따라 필요가 없는 공간을 대폭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메타의 경우 지난해와 올해 모두 직원 2만1천명을 해고했고, 구글도 1만2천명을 감원한 바 있다.

실리콘밸리 사무실 공간은 구글과 메타, 애플 등 빅테크 기업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코로나19 초기까지 호황을 맞으면서 많은 직원을 채용해 왔다. 이에 코로나19 기간 직원들의 재택근무에도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해 사무실 공간을 유지해 왔다.

상업 부동산 회사 CBRE 그룹의 조지 폭스 부사장은 "그동안 이들 기업은 거의 사무실 공간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 침체와 실적 부진으로 비용을 절감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빈 사무실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재택근무가 줄었지만, 공실은 늘어나는 양상이다.

실리콘밸리의 재임대 시장은 2019년 25만㎡였으나, 올해는 70만㎡로 두 배 가까이 더 증가했다.

구글은 최근 마운틴뷰 등에 있는 12만㎡ 규모의 사무실 재임대에 나섰고, 메타도 서니베일에 있는 6만5천㎡ 상당의 공간을 재임대 시장에 내놨다.

실리콘밸리의 공실 증가는 이들 대기업 직원에 의존하는 지역 소매업체와 식당 등에는 타격이라고 WSJ은 전했다.

그러나 건물주들은 임대료 인하와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세입자 확보에 나서고 있어 세입자들은 어느 때보다 다양한 선택권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