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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성차 딜레마’에 빠진 현대차?…“제조경쟁력보단 모빌리티 서비스 부각 필요” [투자360]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활동 지원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과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이 20일(현지시간) 파리 이시레몰리노의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장에서 진행된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증권업계는 21일 전기차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가 전통 완성차 업체로서 딜레마에 직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증권사들은 리포트를 내고 현대차가 전날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투자자, 애널리스트 등을 대상으로 '2023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발표한 중장기 사업 전략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투자 의견이나 목표주가를 변경한 증권사는 없었다.

이 자리에서 현대차는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며 2030년 전기차 200만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인베스터 데이 때 밝힌 목표치보다 13만대 상향 조정한 것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이 지난 20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산업의 변화 방향을 고려할 때 제조업체로서만이 아닌 모빌리티 서비스업체로서의 내용이 강화되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현대차의 비전들은 자동차 시장이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기반의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으로 변모할 것을 전제로 한 것임에도, 비전의 내용은 제조 경쟁력의 강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럭셔리 브랜드와 견줄 수 있는 고성능차 출시 등으로 소비자 경험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미래에는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로서의 고객 인지도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며 "테슬라 등과 견줄 수 있는 미래 모빌리티 업체로서의 인지도를 갖추는 것은 제조업 기반의 뿌리 깊은 유산을 가진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겪는 공통의 난제"라고 짚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세부적인 추진 계획에 있어서는 전통 완성차 업체로서의 딜레마가 크게 부각됐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현대차가 기존 내연기관 생산라인을 전기차 생산까지 가능한 '혼류 생산' 라인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데 대해 "내연기관차 라인 전환은 투자 비용과 시간이 적게 들지만, 이는 단기적인 우위에 불과하다"며 "전기차 전용 공장 대비 생산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장기 경쟁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동화 투자 금액을 큰 폭으로 상향 조정했으나 대부분 설비 투자 금액 증가를 위한 것이고 리튬, 니켈 등 원자재 업스트림 투자나 배터리 자체 개발 등에 대한 특이사항은 없었다"며 "포드 등 최근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배터리 밸류 체인에 공격적인 행보를 나타내는 것과 비교해 매우 소극적"이라고 했다.

장재훈 현대차 CEO 사장이 지난 20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2023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현대차가 직면한 다양한 과제가 엿보인 행사였다"면서 "내연기관 중심의 전통 완성차업체로서 전기차 포함 미래차 변환 계획을 현실적으로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고점 우려가 있는 실적 외에 미래차 경쟁력이 주가의 중장기 관건이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판매 목표를 상향하고 이를 지원할 생산공장 계획과 플랫폼·아키텍처 전략, 그리고 배터리 전략 등이 구체화하고 있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타 미래 사업에 대한 전략이 다소 모호하고, 중장기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한 것만으로는 주가의 단기 모멘텀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현대차 방식으로 시장의 전동화 속도에 잘 대응하면서 선두권 시장 지위를 확보해 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단초를 제시했다"고 봤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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