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26년 교사 “‘킬러문항’ 배제? ‘운 시험’될 가능성…尹, 당황해 막 던지는듯”
국민의힘과 정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이른바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출제를 배제하고, 수능의 적정 난이도 확보를 위해 출제 기법 등 시스템을 점검하기로 협의한 19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원 앞에 교육 내용이 안내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놓고 "교육과정 내 출제돼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 26년차 현직 교사는 "조금은 성급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광주 살레시오 고등학교에서 한국사를 가르치는 서부원 교사는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킬러(문항)가 사라지면 실수가 등급을 결정한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서 교사는 "그러니까 운 시험인가, 이렇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교육이 쾌도난마처럼 딱 끊으면 해결되는 그런 게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말이 조금은 성급하지 않았나"라며 "한마디로 말하자면 당황스러운 나머지 막 던지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어 "그냥 굉장히 당혹스러워하시는 것 같다. 대개 다 같은 말인데 이를 마치 새로운 해석인 것처럼 말하는 건 조금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교육과정 내 검인정 교과서가 정말 많다. 그런데 이를 모두 공부하라는 뜻인지, 아니면 거기에 있는 교집합만 공부하라는 뜻인지 등 사실은 같은 말"이라며 "그냥 스텝이 꼬였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고 했다.

국민의힘과 정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이른바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출제를 배제하고, 수능의 적정 난이도 확보를 위해 출제 기법 등 시스템을 점검하기로 협의한 19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원 앞에 교육 내용이 안내돼 있다. [연합]

서 교사는 "큰 틀에선 저도 수능은 쉽게 출제돼야 한다는 말에 동의하지만, 정교하지 않게 튀어나오다보니 수많은 학교와 학부모, 사교육 등 온갖 해석과 억측이 난무하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킬러 문항에 대해선 "변별력이다"라며 "오로지 일렬로 줄 세우기를 위한 것으로 다른 이유는 없다"고 했다. 그는 "어떻든 간에 1등급을 만들기 위해, 그 숫자를 채우기 위해 그들만 풀 수 있는 변별력을 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당장 절대평가 체제로 전환하는 문제, 대입 전형의 신뢰를 확보하는 문제, 생존 위협에 직면한 지방대 문제, 서열화한 수도권 중심의 학벌 구조 혁파 문제 등 숱한 문제들이 있는데 이런 큰 문제는 다 사라져버리고 하나의 지엽적인 킬러 문항을 넣네 마네 문제로 교육이 치환되는 것 같아 속상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꾸 앞뒤가 안 맞는 정책도, 발언도 그런 것 같다. 일관성이 없는 것 같다"며 "교육부에서 자사고와 외고 등을 존치하겠다고 한다. 자사고와 외고가 수능으로 비교하면 이게 킬러문항"이라고 했다.

또 "그런 건 두고 애꿎은 문제 유형 하나를 끌어와 (이야기)한다는 게 앞뒤가 안 맞는다"고 덧붙였다.

yul@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