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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학번은 패스”…다음 졸업자 기다리겠다는 기업들
중국 청년 실업률 20% 육박
지난 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 채용박람회장에서 한 내방자가 취업상담을 하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올해 중국 사회에 진출한 1158만명에 달하는 대학 학부 졸업생들이 일자리를 찾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업들이 코로나19 팬데믹 봉쇄기간에 원격수업을 들으며 대인관계가 좁아지고 대면 프로젝트 경험이 없는, 일명 ‘코로나 학번’ 신입사원을 뽑는 데에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3년간 지속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세계 최대 노동력시장에 끼친 영향이 본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2023년 대학을 졸업한 상당수의 취업준비생은 대면교육과 인턴십을 거의 해보지 못한 채 졸업했고, 실제 직장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고용주에게 설득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사회 분위기는 수치로도 잘 반영돼 나타난다. 16세에서 24세 사이의 중국인 실업률은 지난 4월의 20.4%에서 5월에 사상 최고치인 20.8%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일부 기업 인사담당자는 노골적으로 채용 포기 선언을 했다. 상하이에 본사를 둔 외국계 기업의 채용 담당자인 미리암 위커츠하임은 최근 자신이 만난 ‘2019년 대학 입학·2023년 졸업’ 학생들이 “매력적이지 않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지원자들은 원격으로만 배웠기 때문에 사교활동이 적고 타인과 대면해 팀워크와 사회성을 기를 기회가 적었다”며 “상당수 고용주는 다음 졸업생을 기다리겠다고 말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서 “기업이 갓 졸업한 신입사원을 채용해 회사에 경제적 가치를 더할 수 있을 때까지 가르치려면 상당한 시간과 자원이 필요한데 지금과 같이 기업 환경이 어려운 시기에는 특히 젊은 졸업생들의 이직률이 높고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 많은 기업이 신입 채용이란 투자를 꺼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현재 대다수의 중국 대졸자가 기업이 필요로 하지 않는 학위를 소지하고 있다고 인사담당자들은 밝혔다.

경제성장 속에서 자란 2000년대생이 기업이 원하는 공학이나 재무, 회계학보다는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전공 분야를 자유롭게 선택했던 점이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바늘구멍을 뚫고 취업에 성공하더라도 회사 사정이 안 좋아지면 신입사원은 해고 1순위가 된다.

항저우에서 건설공학을 전공하고 건설회사 인턴십에 합격한 모하오난은 프로젝트에 참여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해고됐다.

그는 SCMP에 “회사는 나를 값싼 일회용 노동력으로 취급했다”면서 “한 프로젝트가 끝나고 고객이 떠나니 별다른 보상 없이 곧장 해고하더라”고 밝혔다.

수많은 대졸자가 끝없는 구직활동에 지쳐가는 사이 중국 교육부는 “졸업생들이 주도적으로 일자리를 찾도록 유도하고, 더 많은 대학졸업생이 학교를 떠나기 전후에 가능한 한 빨리 취업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전국적으로 100일간의 캠페인을 운영하겠다고 지난 1일 밝혔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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