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브루노 마스, 이렇게 경쾌하고 리드미컬하며 감미롭기까지 한 공연은 얼마만인가?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팝스타 브루노 마스가 잠실주경기장의 5만500여 관객을 휘어잡는 데는 불과 몇분이 걸리지 않았다. 마룬5 등 영미 팝스타가 한국을 자주 찾는 이유중 하나가 한국 관객들의 ‘떼창’때문이다. “아니, 이렇게 먼나라 한국에서 내 노래를 전부 다 같이 불러주다니”에 감동받는다.

그런데 17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7 브루노 마스’ 첫날 공연(18일까지 이어진다)은 단순히 떼창 수준이 아니다. 떼창은 기본이고,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하며 갖고 노는 분위기다. 거대한 잠실주경기장이 일시에 가무가 곁들인 황홀한 ‘파티장’으로 바뀌었다. 관객들은 100분간 ‘브루노 앓이’에 빠졌다. 떼창을 너무 많이 해 “여기가 노래방이야? 떼창 좀 그만해”라는 말까지 나왔다.

이렇게 된 것은 9년만에 한국에 온 브루노 마스가 한국말로 “보고싶어요” “재밌어요?” “사랑해요”라고 말하며 관객들과의 소통지점을 확보한 것도 중요한 요인이기도 하지만, 그의 음악때문이다. 이렇게 경쾌하고 리드미컬하며, 감미롭기까지 한 콘서트는 실로 오래간만이다.

브루노 마스의 음악은 단순하면서도 복합적이다. 알앤비적인 음률을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어가기도 하고, 펑크, 레트로, 소울, 뉴 잭스윙, 가스펠풍과 슬로우잼 스타일 등의 다양한 음악 장르적인 색깔을 보여주었다. 하와이 호놀룰루 출생인 그는 필리핀과 폴리네시안의 섬나라 리듬, 중남미 레거 등의 음악과도 닿아있다.

브루노 마스는 고무줄 같은 탄력과 유연함으로 이 다양한 음악적 영역과 스타일을 넘나들었다. 마치 연체동물 같이 팔다리와 몸을 음악에 실어 움직였다. 율동을 중요시하면서도 가창은 세계인이 공감할만큼 독보적이다. 그의 목소리를 통하면 그냥 음악이 된다.

브루노 마스는 팀과 함께 노래와 춤을 추기도 하고, 단독으로 노래를 하기도 했다.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기도 했고, 키보드에 앉아 노래를 불러 감미로움을 선물하기도 했다. 게다가 노래를 만들고 편곡도 직접 한다. 이 남자, 못하는 게 뭐니? 한마디로 만능이다.

이날 브루노 마스는 ‘24K 매직’(24K Magic)를 오프닝곡으로 장식한후 ‘파이니스’(Finesse)와 ‘트레저’(Treasure)로 레트로한 무대를 선보였다. ‘빌리어네어’(Billionaire)에서는 중간에 끊고, 관객과의 호흡을 나눈 뒤 재개하는 등 공연버전의 편곡을 보여주었다.

‘콜링 올 마이 러블리스’(Calling All My Lovelies)에서는 아예 애인에게 전화를 하는 장면을 연출하면서 한국말로 “보고싶어요” 등으로 개사해 불러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이후에도 ‘댓츠 왓 아이 라이크’(That‘s What I Like), ‘베르사체 온 더 플로어‘(Versace on the Floor), ‘메리 유’(Marry You), ‘러너웨이 베이비’(Runaway Baby), ‘웬 아니 워즈 유어 맨’(When I Was Your Man), ‘록키드 아웃 오브 헤븐’(Locked Out of Heaven), ‘저스트 더 웨이 유 아‘(Just the Way You Are) 등 자신의 히트 넘버들을 불렀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는 앤더스 팩과 결성한 프로젝트팀 실크소닉이 불러 최근 그래미 등을 휩쓴 ‘리브 더 도어 오픈(Leave The Door Open/문 열어놔라. 여자친구가 올지도 모르니... )’를 키보드를 치며 잠깐 불렀을 뿐, 완곡을 부르지는 않았다.

앵콜 곡으로는 최대 히트곡인 ‘업타운 펑크’(Uptown Funk) 무대로 또 한번 레트로한 감성을 이끌어내며 대동단결을 이뤄냈다. 최고조에 이른 감정은 이어진 ‘불꽃쇼’에서 절정에 이르며, 공연의 대단원을 장식했다. 이날 여의도쪽 한강에서는 BTS 10년을 기념하는 페스타 불꽃이, 잠실벌에는 브루노 마스 공연의 불꽃이 각각 올라 무더위의 밤을 식혀주었다.

w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