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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민주당 “PGA투어-LIV골프 합병, 독점법 위반”
법무부에 서한보내 조사 요청해
“인권 침해 정당화하는 스포츠 워싱”
[로이터]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PGA 투어와 LIV 골프가3년 간의 소송을 벌인 끝에 전격적으로 합병을 선언했지만 미 의회에서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커졌다. 상원 내 민주당 의원들이 이번 합병이 미국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며 법무부에 조사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의원들은 인권 침해 논란이 큰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번 합병을 통해 스포츠계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4일(현지시간)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과 론 와이든 상원의원은 법무부에 PG 투어와 LIV 골프의 상업적 사업을 결합하는 거래가 셔먼 독점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1890년 제정된 셔먼 독점금지법은 미국 최초의 독점 금지법으로 각 주나 외국과의 거래를 독점하거나 제한하는 일체의 기업 결합 및 공모를 위법으로 간주해 제재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의원들은 서한에서 메릭 갈랜드 법무장관과 조나단 캔터 독점 금지 책임자에게 “(이번 거래는) 주요 스포츠 리그에 자금을 쏟아 부어 인권침해를 정당화하려는 사우디 정권의 최근 시도에 미국 골퍼와 팬들이 동참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거래는 경쟁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며 거래가 합병 또는 일종의 합작 투자로 구성됐는지 여부에 관계 없이 미국 독점금지법의 여러 조항을 위반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같은 당의 리처드 블루멘탈 상원의원은 제이 모나한 PGA 투어 커미셔너와 그렉노먼 LIV 골프 최고경영자(CEO)에게 보낸 서한에서 사우디 공공투자펀드(PIF)가 사우디 정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스포츠에 영향력을 행사할 의도를 밝혔다고 지적했다. LIV골프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기금 운용 책임자로 있는 PIF가 후원하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2018년 자말 카슈끄지 워싱턴포스트 기자 살해를 주도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대해 PGA 투어는 “우리는 이 새로운 모험에 대해 의회가 더 많이 알게 되면 미국 골프 제도를 보호하면서 그것이 우리 선수, 지역사회 및 스포츠에 창출하는 기회를 이해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미 이번 합병은 미국 정치권의 핫이슈로 떠올랐다.

공화당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가 스포츠를 통해 인권 침해 국가 이미지를 세탁하는 스포츠 워싱을 시도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공화당 강경파 칩 로이 하원의원(텍사스)도 “이제 사우디가 하나로 통일된 골프 왕국을 돈으로 사들였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로 출마한 비벡 라마스와미는 최근 자신의 선거 캠페인 회사가 LIV 골프 홍보를 겸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계약을 종료했다.

9·11테러와 사우디 연루 의혹을 제기해온 테러 생존자 및 유가족 단체 9·11 저스티스의 브렛 이글슨 회장은 성명에서 “명치를 주먹으로 맞은 것 같다”며 “이제 도덕과 살인보다 돈이 우선한다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특히 LIV골프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유한 골프장에서 대회를 열어왔다는 점에서 이번 합병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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