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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그러진 美인플레이션, 연준에 한숨 돌릴 여유 줬다
미국 뉴욕의 한 대형마트 모습 [AF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 물가 상승세가 예상대로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지난해 3월부터 쉼없이 인플레이션과 전쟁을 치러온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 휴식을 줄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4.0% 올라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달보다는 0.1% 상승했다. 이는 4월 기록한 4.9%, 0.4%에 비해 크게 둔화한 것이며 블룸버그통신과 다우존스 등이 집계한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월 대비 5.3%, 직전월 대비 0.4% 올라 역시 시장 예상과 같았다.

절대적 수준에서 연준이 바라는 2%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지난해 6월 9.1%까지 오른 뒤 줄곧 하락세를 이어간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오는 14일 발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란 전망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가 제공하는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번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CPI 발표 전 70% 후반대에서 발표 후 90% 후반대로 껑충 뛰었다. 이에 비해 0.25%포인트(25bp) 인상할 확률은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아이치 아메미야 노무라증권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연준은 통화정책과 은행 위기가 인플레이션에 충분한 하방 압력을 주고 있는지 평가할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CPI를 뜯어보면 연준의 긴축 기조 자체를 돌려놓을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CPI에서 약 3분의 1의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가 여전히 높다는 것이다. 다행히 국제 유가가 안정세를 이어간 덕분에 전체 CPI는 낮게 나왔지만, 지속적인 주거비 압박 탓에 4월에 이어 5월에도 근원 CPI가 0.4% 연속 상승하며 꺾이지 않은 것은 인플레이션 완화(디스인플레이션) 속도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 연준은 CPI보다 근원 CPI를 더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근원 CPI의 더딘 하락은 연내 금리인하가 힘들 것이란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CPI 발표 직후 하락하던 미 국채금리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것은 이 때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번 CPI는 경제활동이 회복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들러 붙어 있음을 보여준다”며 연준이 이번엔 금리를 동결하겠지만 7월에는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도이체방크는 이번 회의에서는 7월 FOMC를 염두에 두고 추가 긴축 가능성을 담은 매파적 내용의 성명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골드만삭스가 표현한 ‘매파적 일시정지’(hawkish pause)와 같은 맥락이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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