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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훈풍 vs 유동성 축소...서머랠리는 올까 [4대 증권사 리서치수장 긴급진단]
3분기 반도체수요 개선 전망 우세
챗GPT 열풍 힘입어 AI 바람몰이
美 국채발행 유동성 흡수 빨라지며
“외인 증시 투자 급격 감소” 의견도
코스피 밴드 상한 2750P 도달 우세
삼천피 달성 가능성 대부분 ‘부정적’

증권가의 오랜 격언인 ‘5월엔 주식을 팔고 떠나라(셀인메이·Sell in May)’란 말을 무색케 만들었던 외국인 투자자의 초강력 순매수세가 국내 증시의 ‘서머랠리’까지 이끌 수 있을까.

헤럴드경제와 국내 증시 상황에 대해 긴급 진단에 나선 국내 4대 증권사 리서치 수장들은 외국인 투자자가 주도하는 ‘서머랠리’ 가능성에 대해 엇갈린 진단을 내놓았다. 반도체주(株)가 중심이 된 국내 IT 관련주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사랑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있는 한편, 실물경기 둔화와 미국 재무부의 국채발행을 통한 유동성 흡수 등으로 인한 외국인 투자 심리 위축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4대 리서치 수장들은 2,600포인트 선을 넘어서며 ‘연고점’을 기록한 코스피 지수가 하반기 중 국내외적 리스크에 따른 조정세를 수차례 거치면서도 완만한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한 목소리로 전망했다. 특히 ▷예정된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현실화 ▷미국 경기의 연착륙 ▷경상수지 개선에 따른 국내 기업의 실적 회복 가시화 등의 조건이 충족될 경우 최고 2,800포인트까지도 코스피 지수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AI붐 타고 外人 강세 지속” vs “美 국채發 유동성 축소에 外人 위축”=9일 헤럴드경제는 국내 4대 증권사로 꼽히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리서치 수장들과 국내 증시 ‘서머랠리’ 전망과 하반기 증시의 흐름에 대해 논의했다.

4대 리서치 수장들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표주를 중심으로 강력했던 외국인 순매수세가 ‘셀인메이’를 극복하는 ‘1등공신’이었다는 데 동의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이 같은 움직임이 국내 증시를 ‘서머랠리’로 이끌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챗(Chat)GPT 등에 대한 열풍으로 확장 중인 AI 산업의 수혜가 기대되는 반도체, IT 하드웨어 업종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이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도 6월 이후 하반기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세에 대해 “완만한 속도의 상승세 유지는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글로벌 AI 투자 붐이 국내 반도체 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세를 강화하는 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하반기 중 글로벌 경기가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은 대외 경기에 취약한 국내 증시엔 분명한 리스크”라고 덧붙였다.

다른 수장들과 달리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서머랠리’보단 ‘서머 숨고르기’로 이끌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윤 센터장은 “6월을 기점으로 미국 재무부가 국채 발행을 통해 현금잔고 확충 시도를 본격화함으로써 유동성 흡수가 빨라지며 증시 투자금이 급격히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코스피 시장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3배 수준에 이르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극대화된 점도 ‘속도조절론’에 힘이 실리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韓 증시 상승은 반도체 손에”=4대 리서치 수장들은 한목소리로 향후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 여부는 반도체주의 움직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윤 센터장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 따르면 코스피 시총의 40% 가량을 삼성전자 보통주·삼성전자 우선주·SK하이닉스가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반도체 대표주가 미치는 영향력은 절대적”이라며 “반도체 업황과 실적 모멘텀의 회복 속도에 비례해 주가 역시 형성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반도체주의 주가 흐름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의견이 우세했다. 오 본부장은 “3분기부터 반도체 수요 개선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고대역폭메모리반도체(HBM) 등 AI향(向) 신수요 역시 반도체 업종엔 긍정적 요소”라고 분석했고, 유 본부장은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8만3000원으로 잡고 있으며, 충분히 현재 주가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했다.

다만, 반도체 관련주의 강세를 점치면서도 전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서 센터장은 “반도체 산업 사이클 특성상 다른 산업과 연계성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광범위한 주가 상승으로 연결되는 경로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4대 리서치 수장들은 하반기에 주목할 국내 증시 섹터로 반도체와 더불어 IT 밸류체인, 대형 바이오, 조선, 엔터테인먼트, 방산 등을 꼽았다. 다만, 연초 국내 증시를 달궜던 ‘2차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서 센터장은 “최근 2차전지주 주가가 조정 국면에 들어갔지만 성장 가능성이 훼손된 것이 아닌 만큼 재차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 반면 유 본부장은 국내 증시 주도 업종이 2차전지에서 반도체로 이동했다고 단언했다. 윤 센터장은 2차전지 섹터 전체의 상승세보단 “종목별로 실적 모멘텀에 비례하는 수준의 주가 흐름이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고 했다.

▶“韓 경기 바닥 통과 시그널” vs “對中 모멘텀 약화·공급망 재편 리스크”=4대 리서치 수장들은 하반기 코스피 지수 예상 밴드의 상단으로 2,700(한국투자증권) 또는 2,750포인트(NH투자증권·삼성증권)를 제시했다. 유 본부장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정책 종료와 주요 기업들의 실적 회복을 전제로 코스피 지수가 연고점 2,800포인트까지 도달할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4대 리서치 수장들은 최근 DB금융투자에서 제시한 연내 코스피 3,000포인트 돌파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오 본부장은 “하반기 미중 갈등과 미국 지역은행 파산 등 다양한 리스크 요인이 산재한 상황에 주가 조정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며 “3분기에 들어서며 리스크 요소들이 하나씩 현실화되며 조정세를 거치겠지만, 주가 지수는 전반적으로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짚었다. 윤 센터장은 “미국 경기의 안정과 금리인상 사이클 중단 여부가 최종적으로 확인되는 4분기에 코스피 지수가 2.75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을 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 센터장은 국내 증시가 전반적으로 상승 모멘텀에 올라탈 지 여부는 반도체 등 일부 섹터에 수급이 집중되는 상황을 벗어나는 것이 관건이라 꼬집었다.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가 무역수지 적자를 털어낼 수 있을 지에 대해 4대 리서치 수장들은 각기 다른 진단을 내놓았다.

유 본부장은 “대중(對中) 무역수지 부진에도 갈수록 전체 적자폭이 줄고 수출 증가율도 바닥을 찍고 올라오는 만큼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도 증가할 것”이라 했고, 윤 센터장도 “바닥을 통과했다는 안도감이 경기 회복 기대로 이어지며 증시 상승 동력으로 작동 중”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서 센터장은 “반도체 섹터가 턴어라운드하고 2차전지·엔터테인먼트 등 일부 산업들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지만, 광범위한 나머지 산업군에 대한 개선점은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고 꼬집었다. 오 본부장도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으로 대중 수출 모멘텀이 약화되고, 이를 대체할 시장을 찾는데는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다는 점은 분명한 리스크”라고 했다. 증권부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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