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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도약계좌, 월급통장 바꾸고 카드실적 채워야 6.5%…“그래도 일반적금보단 낫네”[머니뭐니]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으로 출시 예정인 ‘청년도약계좌’의 평균 금리가 5.94%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은행별 우대금리 조건을 모두 충족했을 때 금리로, 연평균 소득이 2400만원 이하인 경우 실제 받을 수 있는 평균 금리는 4~5%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의 타 적금상품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으로 높은 금리 수준은 아니지만, 정부기여금과 비과세 혜택 등을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에 확실한 금리 메리트는 있다는 분석이다.

총급여 2400만원 이하 청년, 최고 금리 6.5% 받지만…

9일 금융권에 따르면 11개 시중은행은 전날 은행연합회를 통해 청년도약계좌의 금리를 1차 공시했다. 청년도약계좌는 총급여 7500만원 이하, 중위소득 180% 이하의 만 19~34세 청년이 가입할 수 있는 5년 만기(3년 고정+2년 변동) 적금 계좌다. ‘5년 모아 0.5억원의 자산을 형성한다’는 목표로 만들어진 정책 금융 상품으로 윤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이기도 했다.

[은행연합회 제공]

전날 은행들이 공시한 금리에 따르면 청년도약계좌의 기본금리는 3.5~4.5% 범위였고, 소득 조건(총급여 2400만원 이하·종합소득 1600만원 이하·사업소득 1600만원 이하)에 따른 우대금리는 모두 0.5%로 동일했다. 여기에 은행별 우대금리는 1.5~2.0% 범위였다.

11개 시중은행 중 기본금리를 가장 높게 공시한 곳은 4.5%를 제시한 IBK기업은행이었다. 이외 5대 주요 시중은행(신한·KB국민·우리·하나·NH농협)을 포함한 다른 은행들의 기본금리는 3.5%였다.

결론적으로 월급이 200만원 수준인 청년이 청년도약계좌를 통해 받을 수 있는 최대 금리의 범위는 5.50~6.5%로 집계됐다. 평균금리는 5.94%에 해당한다. 은행들이 ‘5년간 모아 5000만원의 자산을 형성토록 해준다’는 목표에 부합하는 금리를 제시한 셈이다.

하지만 이는 은행별 우대금리를 모두 최대로 적용받았을 때를 가정한 것으로 실제 금리는 이보다 더 낮을 거라는 분석이다. 우대금리의 경우 각사마다 ▷급여통장 ▷카드실적 ▷신규고객 등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었다. 따라서 모두가 최대 2%를 적용 받는 건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일반 적금보다는 확실히 ‘이득’…관건은 비과세·정부기여금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청년도약계좌 운영 사전 점검회의에서 6월 중 운영 개시를 앞둔 청년도약계좌의 준비상황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청년도약계좌 취급기관 및 관계기관에 당부를 전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청년도약계좌를 시중은행의 다른 보통 적금상품과 비교했을 땐 확실한 ‘금리 메리트’가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1개 시중은행의 보통 적금상품의 경우 3년 만기 기준 금리 범위가 2.85~3.8%에 해당한다. 청년도약계좌의 3년 기본(고정)금리가 하단은 0.65%포인트, 상단은 0.7%포인트 더 높다.

여기에 청년도약계좌는 전 가입자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연소득이 6000만원 미만인 청년의 경우 정부기여금까지 받을 수 있어 목돈 마련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년도약계좌 가입자는 소득 수준에 따라 정부기여금을 월 최대 2만4000원씩 지원받을 수 있다.

특히 개인소득이 4800만원 이하인 경우 납입 한도인 70만원을 모두 넣지 않더라도 정부기여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기여금 지급한도를 설정한 게 특징이다. 40만~70만원 범위에서 매달 얼마를 넣더라도 소득 기준만 충족하면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단 얘기다.

“5년 만기 너무 길어”…정책 판단 ‘미숙’ 지적은 여전히

하지만 전 정부에서 예산을 편성해 출시됐던 ‘청년희망적금’의 만기가 다가오지도 않은 상황에서 유사한 성격의 정책금융이 나와 혼란을 야기시킨다는 지적은 여전히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청년도약계좌의 경우 서울시 및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정책금융과는 중복 가입이 가능하지만, 바로 지난해 출시된 청년희망적금을 든 사람들은 청년도약계좌 중복 가입이 어렵다. 청년희망적금은 지난해 2월 문재인 정부에서 출시한 청년 정책 계좌로, 매월 최대 50만원을 2년간 적금했을 때 만기 수령액이 1298만5000원에 달하는 등 연 10% 수준의 금리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출시 첫날 각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이 마비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비과세와 정부 지원금을 기대하고 어렵게 돈을 묶어온 청년들은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중도 해지하자니 정부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게 아깝고, 청년도약계좌 가입을 미루자니 조기 종료가 될까봐 불안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연 총급여 2400만원 수준인 청년에겐 5년 만기가 너무 길어 정책적 판단이 미숙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물가·금리 시대에 삶이 팍팍해진 청년들의 경우, 매달 70만원씩 꼬박꼬박 저금하는 게 부담스러운 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청년희망적금도 출시 1년 만에 45만 명, 가입 인원의 15%가 해지한 전력이 있다.

한편 이들 은행은 오는 12일 최종으로 확정된 청년도약계좌 금리를 공시할 예정이지만 1차 공시와는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일반 예적금 상품보다 금리가 더 높고, 평균적인 대출 금리보다도 더 높게 금리를 쳐주는 적금 상품이기 때문에 청년도약계좌는 ‘노(No)마진’ 상품인 게 맞다”고 말했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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