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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추격 아직 어렵지?” SK하이닉스, 세계 ‘최고층 낸드’로 미국·중국에 한방
세계 최고층 낸드제품 양산 위축된 한국 반도체 경쟁력 힘실어
반도체 바닥론속 ‘실적 반전’ 발판 마련

SK하이닉스

[헤럴드경제=김민지·김지헌 기자] SK하이닉스의 이번 238단 낸드 플래시 양산은 미국에 빼앗겼던 한국의 ‘낸드 초격차’ 경쟁력을 회복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반도체 반등 조짐까지 뚜렷해지고 있어 기술력 선도로 SK하이닉스가 실적 개선까지 성공할지 주목된다.

마이크론 추격 막았다…SK하이닉스, ‘초격차 기술’

앞서 미국의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2021년 중순 176단 낸드 세계 최초 양산에 이어 2022년 중순 232단 낸드 세계 최초 양산을 발표, 초고층 낸드 기술력 경쟁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의 아성을 위협하며, 산업 전반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마이크론 뿐 아니라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역시 232단 낸드를 양산하고 글로벌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기존 ‘리딩 컴퍼니(선도 기업)’ 입지를 위협했다.

미국 마이크론 [123RF]

특히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 경쟁의 중심에 ‘낸드 기술력’이 핵심 지표로 간주돼 이번 SK하이닉스의 238단 양산 발표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YMTC를 수출통제 명단에 추가하며 압박을 가했고, 중국은 ‘우당산’이라고 명명한 프로젝트를 통해 첨단 낸드 제조의 활로를 모색 중이다. YMTC는 최근 ‘대기금’(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 등 국영 투자자들로부터 70억달러(약 9조3000억원) 수준 대규모 투자를 받으며, 기술 개발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세계 최고층 낸드 제품 양산에 성공하며,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위축되던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산업 내 협상력과 경쟁력에 한층 힘을 실어주게 됐다는 분석이다.

이번 238단 낸드는 단수가 높아진 것은 물론, 세계 최소 사이즈로 만들어져 이전 세대인 176단보다 생산성이 34% 가량 높아졌다. 이전 세대 칩보다 데이터 전송속도는 50% 가량 빨라지고, 칩이 데이터를 읽을 때 쓰는 에너지 사용량이 21% 줄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측면에서도 글로벌 경쟁사보다 우위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가 양산에 돌입한 세계 최고층 238단 4D 낸드와 솔루션 제품[SK하이닉스 제공]
반도체 불황 터널 통과하나…낸드 매출 상승 기대

최근 전세계 반도체 산업 매출이 두달 연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메모리 사업 전반에도 훈풍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세계 최고층 낸드 제품을 양산하며 시장을 선도하게 된 SK하이닉스 입장에선 ‘실적 반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정보기술(IT)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급감으로 악화 추세가 지속됐다. 이로 인해 업계에선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체들의 신제품 출시 양산 일정도 조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최근 반도체 매출 회복세에 따라 이같은 우려 역시 불식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6일(현지시각) 미국반도체산업협회(SIA)는 지난 4월 전 세계 반도체 산업 매출이 전월 보다 0.3% 증가한 400억 달러(약 52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기준 398억3000만달러(약 52조7000억원)를 기록, 10개월 만에 반등세로 돌아선 후 두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반도체 제조라인 모습[삼성전자 제공]

지역별로 살펴보면 중국과 일본의 4월 매출은 전월 대비 각각 2.9%, 0.9% 증가했다. 하지만 유럽과 미국,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전월 대비 각각 0.6%, 1.0%, 1.1% 감소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유럽 매출은 2.3% 증가했고, 일본(-2.3%), 미국(-20.5%), 아시아·태평양(-23.9%), 중국(-31.4%)은 감소했다.

존 뉴퍼 SIA 회장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부진한 거시 경제 여건에 의해 악화해 여전히 침체국면에 있지만, 4월 기준으로 두 분기 연속 매출이 증가해 반등이 지속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최신 업계 예측에 따르면 2023년 전세계 반도체 판매가 두 자릿수 감소한 후 내년에는 강하게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연간 매출은 5151억달러(약 669조2000억원)로, 전년보다 10.3%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내년에는 올해 보다 11.8% 반등해 역대 최대인 5760억달러(약 748조60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반도체 수출 역시 반등세가 기대되고 있다. 7일 한국무역협회·하나증권 등에 따르면, 한국의 D램 수출중량(수출되는 상품의 전체 물량 기준 무게로서 가격 하락세 등을 반영하지 않은 수출량)은 2개월 연속 증가세다. 지난 4월 한국 D램 수출중량은 전년 동기보다 8.1% 증가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같은 기간 36.5%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2분기 이후 D램 중심의 재고 축소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메모리 전반의 수출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jakmeen@heraldcorp.com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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