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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중 긴장 고조에…세계 최대 벤처 세쿼이아 “中사업 분리”
세쿼이아 캐피털 중국 설립자인 닐 셴 [연합]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인 세쿼이아 캐피털(이하 세쿼이아)이 중국 사업을 분리하기로 했다. 기술분야 투자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투자 활동에 미칠 영향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6일(현지시간) 세쿼이아는 중국 벤처를 유럽과 미국 사업부로부터 분리하고, 글로벌 사업부를 미국·유럽, 인도·동남아, 중국 등 3개 부문으로 분할해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3월까지 사업 분할을 완료하고, 각각 독립된 회사로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날 세쿼이아는 인도와 중국, 인도 사업부 책임자들이 서명한 투자 메모를 통해 “분산된 글로벌 투자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면서 “우리는 지역 우선 접근 방식을 완전히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번 구조조정은 미중 간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대(對)중국 투자에 대한 미국 정부의 경계가 강화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메모에서 지정학적 우려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세쿼이아는 중국 투자와 관련해 미 행정부의 압력을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세쿼이아 중국 벤처는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를 지속적으로 지원해 온 대표적 투자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틱톡 등 스타트업 투자로 유명한 실리콘밸리 회사는 한 때 미국과 중국 기술 투자자들의 공생관계를 대표했다”면서 “하지만 미중 경제계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에 직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근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첨단 기술에 대한 미국과 중국 투자자들의 양방향 투자 활동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관련 규제 도입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 기술 회사에 대한 중국 투자자들의 자금 지원이 자국 기술 유출로 이어질 수 있고, 동시에 중국 기술 회사에 대한 투자는 곧 중국의 기술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달 31일 폴 로젠 재무부 투자안보 담당 차관보는 “첨단반도체,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등 분야에서 미국 자본과 전문성이 중국에 흘러가지 않도록 맞춤형(tailored and narrow) 규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로젠 차관보는 구체적인 규제 발표 시기에 대해서는 “민간 산업, 의회, 동맹과 협의하고 있다”면서 “최종 결정은 바이든 대통령이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WSJ는 “미중 긴장이 높아지면서 최근 몇년동안 많은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투자를 축소해왔다”면서 “세쿼이아의 사업 분리는 차세대 첨단 혁신 기술 패권을 놓고 벌이는 미국과 중국의 첨예한 경쟁의 영향을 보여주는 예”라고 설명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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