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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기업은 ‘언감생심’ 남성육아휴직, 지난해 최다 공공기관은 한국수력원자력
362개 공공기관 지난해 남성육아휴직자 5300여명
남성육아휴직 신청 증가세 지속…‘조직내 눈치보기’ 여전
[123RF]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일부 대·중견기업을 제외하고는 남성의 육아휴직이 여전히 ‘남의 얘기’인 반면, 공공기관은 상대적으로 남성 육아휴직자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적으로 남성의 육아휴직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상사 눈치보기’와 ‘복직 후 커리어 관리에 대한 우려’ 등이 증가폭을 끌어내리고 있다.

5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362개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남성의 육아휴직자는 총 5370명으로 집계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이 371명으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한국철도공사(347명), 국민건강보험공단(235명), 한국전력공사(192명), 강원랜드(151명) 순이었다.

전체 남성 직원 중 남성육아휴직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곳(남성육아휴직자 10명 이상인 기관)은 한국해양진흥공사(8.15%)이다. 국립생태원이 7.11%, 한국사회보장정보원 6.79%, 한국문화재재단 6.67% 순으로 비율이 컸다.

한편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전년 대비 30.5%(8844명) 증가한 3만7885명이다.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 육아휴직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8.9%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국내 남성의 육아휴직율이 67%에 이르고, 이는 일본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비해 낮지 않다”고 답변해 구설수에 올랐다.

“남성 육아휴직자의 67%가 자녀 생후 12개월 이후에 사용한다”고 복지부가 해명했지만, 실제 국내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지 않다는 게 정설이다.

OECD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덴마크,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포르투갈, 스웨덴은 육아휴직자의 45% 이상이 남성이다. 룩셈부르크는 53%로 여성을 추월했다.

출생아 100명당 남성과 여성을 합친 육아휴직자 비율은 2021년 기준 한국은 출생아 100명당 육아휴직자가 29.3명으로, 멕시코 다음으로 적어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법으로 보장된 아빠 육아휴직 기간(1년)은 OECD 회원국 중 가장 길고, 유급휴직 기간도 전 세계에서 가장 길다. 남녀고용평등법상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 또는 불리한 처우를 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한다.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실제 휴직율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은 육아휴직을 계획하더라도 애초에 조직 내 눈치보기와 복직 후 경력 관리에 대한 우려가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육아휴직급여의 소득대체율이 낮은 것도 중요한 원인이다.

국회입법조사처의 ‘육아휴직 소득대체율의 효과’ 보고서는 “현 육아휴직급여(통상임금의 80%, 상한 150만원·하한 70만원)의 소득대체율을 상향해 저소득층의 급여 감소 타격을 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소득 불평등 현실을 고려하면 상한액 뿐 아니라 하한액인 70만원을 큰 폭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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