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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밑에 삼성…외국인, ‘영업익 재계 1위’ 현대차그룹株 순매수 ‘역대 최대’ [투자360]
[123rf, 현대차그룹]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올해 들어 출범 24년 차를 맞이한 현대자동차그룹 관련주에 2조8000억원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외국인 투자금이 몰려들었다. 이미 성적표가 공개된 지난 1분기에 이어 올 한 해 영업이익이 ‘부동의 1위’ 삼성그룹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대차그룹 계열사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것이다.

그룹 내 양대 산맥인 완성차 업체 현대차·기아는 물론, 현대모비스 등 주요 자동차 부품 계열사와 대표 ‘방산주’로 주목받는 현대로템 등에 대한 실적 호조 전망이 증권가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를 토대로 현재 현대차그룹주를 향하고 있는 역대급 외국인 투자 붐이 이달을 넘어 하반기까지 계속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外人, 현대차그룹株에 2조8000억원 투입…전년比 5.6배

5일 헤럴드경제는 한국거래소(KRX) 정보데이터시스템을 통해 지난 2001년 이후부터 올해까지 매년 1~5월 현대차그룹 계열사 주식(우선주 포함)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액을 분석했다.

올해 첫 거래일(1월 2일)부터 5월 마지막 거래일(5월 31일)까지 현대차그룹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액은 2조8052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2001년 이후 매해 같은 기간 현대차그룹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액 중에선 최대 액수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00년 8월 현대그룹 승계 문제를 둘러싼 소위 ‘왕자의 난’ 이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현대차·기아차(기아)·현대정공(현대모비스)·인천제철(현대체절)·한국철도차량(현대로템) 등을 갖고 분가하며 탄생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01년 현대차그룹을 대규모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올해 현대차그룹주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액은 전년 동기(5046억원) 대비 5.6배나 증가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2018~2021년엔 4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2020·2021년에는 순매도액 규모가 각각 2조6120억·3조8190억원에 이르렀다.

올해 현대차그룹 중목 중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액 규모가 가장 큰 곳은 1조3596억원을 기록한 현대차다. 그 뒤를 기아(5425억원), 현대로템(4086억원), 현대모비스(2951억원), 현대제철(1376억원) 순서로 따랐다.

외국인 투자자의 ‘바이(Buy) 현대차’ 추세는 특정 종목에 대해 쏠리지 않았다. 현대차그룹 내 12개 상장 계열사 중 현대위아(-237억원), 현대차증권(-3억원)을 제외한 10개 종목이 모두 순매수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주가 형성에 상당한 영향력을 보이는 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 덕분에 현대차그룹 종목들의 주가 상승세 역시 뚜렷했다. 현대비앤지스틸의 상승률이 52.17%로 가장 높았던 가운데, 기아(44.86%), 현대차(32.45%), 현대오토에버(31.94%), 현대위아(24.17%) 등도 주가가 급등했다. 이 밖에 현대모비스(11.22%), 현대건설(9.74%), 현대로템(8.98%), 현대제철(6.54%), 현대글로비스(3.36%)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 뒷걸음질 친 것은 현대차증권(-1.43%), 이노션(-5.10%) 뿐이었다.

올 영업익 전망 ‘현대차 31조 vs 삼성 26조’

‘실적이 좋은 곳에 투자금이 모인다’는 교과서 같은 말이 현대차그룹에 대한 현재 외국인 투자자의 폭풍 매수세를 잘 설명할 수 있는 표현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대차그룹 12개 상장 계열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총합은 7조9445억원에 이른다. 이는 6대그룹(삼성·SK·현대차·LG·포스코·롯데) 중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당연하다 여겨졌던 삼성그룹(16개 상장 계열사·4조8330억원)을 제친 결과다.

금융투자업계는 연간 영업이익 전망에서조차 현대차그룹이 삼성그룹을 제치고 재계 1위 자리를 굳힐 것이란 데 더 주목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종합한 국내 증권사들의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해 현대차그룹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31조73억원(현대비앤지스틸·현대차증권 제외 10개 상장 계열사)으로 25조7956억원(16개 상장 계열사)에 그칠 것으로 보이는 삼성그룹을 크게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반도체주(株)의 호조 속에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삼성그룹주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세 역시 강력한 상황이지만, 현대차그룹을 향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세와는 결정적 차이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국내 증시 주도주로 떠오르고 있는 반도체 관련주의 경우 실적 등 구체적인 수치가 아직 뒷받침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전망과 미국발(發)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수혜 등 ‘기대감’에 기대고 있는 것”이라며 “현대차그룹 종목들의 경우 1분기 기록한 높은 영업이익률이란 구체적 실적이 강세를 증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현대차그룹주를 향한 강력한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세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 개선이 (외국인 투자자의 강력한 순매수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고, 자사주 매입·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움직임까지 긍정적 요인으로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그룹 내 비중이 높은 현대차·기아 등의 경우)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미국과 주요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인센티브 비용 상승 등의 변수에 대해선 잘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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