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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화업계, 고부가 ‘전기차 소재’로 중국과 차별화
포트폴리오 재정비·신사업 투자
첨단소재 분야 확장 움직임 눈길
코오롱인더스트리 여수공장 석유수지 공정동 [코오롱인더스트리 제공]

시황 회복에 어려움을 겪는 석유화학업계가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소재) 분야 성장성 확보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의 자급률 확대에 대응해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차원이다. 특히 급증하는 전기차 수요에 발맞춰 관련 소재 사업을 육성하는데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 글로벌 기초유분 생산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13%에서 2022년 38%까지 확대됐다. 범용 폴리머 제품군에서도 중국은 평균 47%의 생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높은 수요를 뒷받침할 만한 자급자족 체제가 갖춰지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수요 일부 회복에도 국내 석화업계의 수혜가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국내 석화업계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하반기 업황 회복을 기대하고 있지만 중국의 높은 자급률과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 부담 등으로 실적 개선 흐름은 반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주요 업체들은 제품 포트폴리오의 고부가화와 신사업 투자를 함께 추진 중이다. 특히 2차 전지 등 첨단 소재 분야로의 확장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아라미드와 PMR(고순도 방향족계 석유수지)의 생산시설 증설을 발표한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대표적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최근 각각 220억원, 240억원을 들여 아라미드 펄프와 PMR의 생산량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슈퍼섬유’로 불리는 아라미드는 전기차 타이어, 5G(5세대 이동통신) 광케이블, 방탄 복합 소재, 우주 항공 소재 등에 사용되며 스페셜티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된 PMR도 전기차 타이어, 전기 케이블, 위생재 등에 특수 첨가제로 쓰인다. 특히 아라미드의 경우 연내 완공을 목표로 원사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리는 증설을 진행 중인데 완료되기도 전에 펄프 추가 증설계획을 밝힌 것이다.

LG화학도 배터리·반도체 공정용 소재로 주목받는 탄소나노튜브(CNT) 공장을 증설한다. 충남 대산에서 착공한 4공장까지 완공되면 CNT 생산능력은 현재의 두 배 이상인 총 6100t으로 확대된다. 앞서 LG화학이 여수에 증설한 1200t 규모의 CNT 3공장은 최근 가동에 들어갔다. CNT는 전기와 열 전도율이 구리·다이아몬드와 동일하고 강도는 철강의 100배에 달하는 소재로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공정용 트레이 등으로 활용한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이영준 첨단소재사업 대표를 단장으로 전지소재사업단을 발족했다. 친환경차 수요 증가와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대비해 ‘전기차-배터리-소재’로 이어지는 공급망의 핵심회사로 성장하겠다는 게 회사의 구상이다. 이를 위해 약 4조원을 투자해 2030년 관련 매출 약 5조원을 이룩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약 2330억원을 투자해 충남 대산에 전기차 배터리 전해액 유기용매 생산시설을 짓고 있다.

금호석유화학도 전기차 소재 관련 생산시설을 늘리고 있다. 이를 통해 석유화학 업황 악화 흐름을 벗어나겠다는 방침이다. 금호석유화학 합성고무 부문은 전기차용 타이어 제품을, 합성수지 부문은 전기차의 차체 경량화에 기여하는 고강도 합성수지 제품을 연구개발하고 있으며, CNT사업부도 이차전지 소재로서의 CNT 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김은희 기자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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