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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래女 살해’ 정유정 조부 “손녀 잘못 키운 죄, 백배사죄…” 말 잇지 못했다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우발적 범행이라고 진술했던 정유정은 지난달 31일 경찰 조사과정에서 "살인해보고 싶어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부산경찰청은 전날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피의자 이름과 나이 얼굴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과외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처음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의 할아버지가 "내가 손녀를 잘못 키운 죄"라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 1일 MBC에 따르면 정 씨 할아버지는 "유족에게 백배사죄하고 싶다. 내 심정이 그렇다"며 매체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어 "다음 달 10일에 공무원 필기 시험이 있다"며 "(손녀는)도서관, 독서실 등 이런 곳에서 공부를 하는 과정에 있었다. 이런 걸, 내가 상상도 안 했던 일이 벌어져서…"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부산경찰청은 내외부 위원 7명이 참여한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정유정의 이름, 나이, 사진 등을 공개키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의 중대성과 잔인성이 인정된다"며 "유사 범행에 대한 예방 효과 등 공공 이익을 위한 필요가 크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우발적 범행이라고 진술했던 정유정은 지난달 31일 경찰 조사과정에서 "살인해보고 싶어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부산경찰청은 전날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피의자 이름과 나이 얼굴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연합]

경찰은 정유정은 살인 혐의로 구속된 후 '피해자와 다투다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지만, 지난달 31일 경찰 조사에서 "살인해보고 싶어 그랬다"며 범행을 자백했다고 밝혔다.

본인 가족의 설득, 경찰이 제시한 증거 등에 심경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정유정은 평소 사회적 유대 관계가 전혀 없고, 폐쇄적 성격에 고등학교 졸업 후 특별한 직업도 없었다"며 "프로파일러 심리상담에 이어 관련 진술을 분석하고 있다. 사이코패스 여부도 검사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살인과 시신유기 등 대략적 계획은 있었다"며 "범행은 이번이 처음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유정은 중학교 3학년생을 둔 학부모처럼 행세하며 여성을 노렸다.

경찰 관계자는 "정유정은 범행 대상을 확정한 후 중고로 교복을 구해 입고 피해자를 찾아갔다"며 "당시 혼자 있던 피해자는 무방비 상태였다"고 했다.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우발적 범행이라고 진술했던 정유정은 지난달 31일 경찰 조사과정에서 "살인해보고 싶어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부산경찰청은 전날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피의자 이름과 나이 얼굴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연합]

정유정은 범행 3개월 전인 지난 2월부터 온라인 등에서 '살인' 등을 집중적으로 검색한 것으로 조사됐다.

평소 인터넷과 방송 매체 등을 통해 범죄수사 프로그램을 보며 살인에 관심을 키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범행 전에 '살인', '시신 없는 살인', '살인 사건', '범죄수사 전문 프로그램' 등을 검색했다. 지역 도서관에서 범죄 관련 소설도 빌려봤다.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오후 5시40분께 부산 금정구에 있는 피해자 집에서 흉기로 피해자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피해자 시신을 훼손하고 여행용 가방에 담아 택시를 탄 뒤 경남 양산 낙동강 인근 숲속에 시신을 유기했다.

혈흔이 묻은 캐리어를 숲속에 버리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가 신고해 붙잡혔다.

구체적으로 경찰은 범행 하루 뒤인 지난달 27일 오전 6시께 정유정을 긴급체포했다.

피해자의 나머지 시신은 피해자 집에서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유정이 '죽은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미안하다'고 진술했다"며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곧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부산에서 범죄 피의자 신원을 공개한 건 '서면 총기 탈취 사건' 이후 8년 만이다.

1일 부산경찰청이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거쳐 공개한 정유정(23세)의 사진. 정유정은 온라인 과외 앱으로 만난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연합]

한편 경찰은 이날 정유정을 검찰에 송치했다.

모자와 마스크를 쓴 상태로 경찰서 유치장을 나선 정유정은 살인 이유에 대해 "피해자 유가족들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실종 사건으로 위장하려 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본인 신상 공개를 놓고는 "할 말이 없다.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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