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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고학력·기혼 여성, 코로나19 팬데믹 후 고용률 상승 주도”[한은보고서]
확산 당시 서비스업 부진·육아부담에 여성 고용 악화
근로조건·사회적 통념 변화에 여성 취업자수 증가 이어질듯
“노동공급 양적·질적 확대로 잠재성장률 제고에 긍정적 영향”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코로나19 확산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면 서비스업이 악화되고 보육 시설이 폐쇄되면서 여성 고용이 크게 줄었지만, 팬데믹 이후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택근무 등 근로조건과 여성의 사회적 진출에 대한 통념 변화가 빨라지면서 높은 교육 수준의 2030세대 기혼 여성 중심으로 고용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장기적으로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경우 노동투입의 양적·질적 확대로 잠재성장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31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여성 고용 회복세 평가’ 보고서에서 남성 고용이 더 큰 충격을 받는 일반적인 경기침체기와 달리 팬데믹 경기침체 기간에는 여성 고용이 크게 악화되는 ‘she-cession’(여성을 뜻하는 she와 침체를 뜻하는 recession의 합성어)이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대면서비스업 등 여성 비중이 높은 산업을 중심으로 취업자수가 큰 폭 감소했고, 방역 대책으로 학교와 어린이집이 일부 폐쇄되는 상황이 반복하면서 상대적으로 육아부담이 큰 기혼 여성의 노동공급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오히려 여성 중심으로 고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회복 과정에서 남성 고용률 상승 폭이 팬데믹 이전 대비 0.3%포인트에 그친 반면 여성 고용률은 1.8%포인트 상승했다.

[제공=한국은행]

보고서는 여성 고용 회복의 계층별 특징으로 ▷2030대 ▷고학력 ▷기혼을 꼽았다.

먼저 20대와 30대 여성 고용률은 팬데믹 이전 대비 각각 4.1%포인트, 4.4%포인트 올랐다. 반면 남성의 경우 고령층을 중심으로 고용률이 상승했고, 2030세대 고용률은 오히려 하락했다.

학력별로도 나뉜다. 고학력 여성의 고용률은 팬데믹 이전 대비 2.5%포인트 올랐지만 저학력 여성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보였다. 고학력 남성의 고용률은 하락했다.

혼인유무별로는 보육시설 폐쇄 완화로 기혼 여성의 고용이 미혼보다 더 빠르게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대적으로 자녀 한 사람을 둔 여성의 고용률이 1.5%포인트 증가해 2명(0.1%포인트), 3명 이상(-0.2%포인트)와 차이를 보였다.

보고서는 이같은 변화가 비대면 서비스업의 발달과 근로환경 변화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팬데믹 이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정보통신업,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 등 비대면 서비스업의 노동수요가 크게 증가했다”며 “비대면 서비스업 및 보건복지업은 2030세대·고학력 여성의 취업 비중이 높은 산업이다. 이들은 팬데믹 이후 노동수요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으면서 여성 고용 회복을 주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팬데믹 이전 기혼 여성의 유연근무제 활용비중은 14.4%(2019년)였지만 2021~2022년 중에는 20%를 상회하고 있다”며 “감염병 확산 이후 불가피하게 늘어난 남성의 육아분담이 부부 맞돌봄 문화로 확산되면서 여성 고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향후 비혼과 늦은 결혼의 증가, 출산율 하락, 여성의 교육수준 상승, 유연근무제 확산 등 추세가 이어질 경우 최근 나타나고 있는 여성 중심의 취업자수 증가는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보고서는 “20~30대, 고학력, 기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지속적으로 확대된다면 중장기적으로 노동공급의 양적, 질적 확대로 이어져 잠재성장률 제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 우려가 큰 상황에서 인구구조 변화의 부정적 충격을 완충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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