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보도화면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20대 남성이 16살 소녀를 잔혹하게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주변 사람 대부분은 소녀가 죽어가는 동안 쳐다보거나 지나가기만 한 사실이 공개돼 현지에 충격을 더했다.

30일(현지시간) CNN,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보도에 따르면 전날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사힐(20)이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지난 28일 연인 관계였던 16살 소녀를 살해한 용의자다.

사힐을 당시 오후 8시45분께 도시 북부지역의 한 길거리에서 여러명이 보는 가운데 살인을 저질렀다. 사건 발생 몇 시간 전에도 다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힐의 범행은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이 영상을 보면 사힐은 최소 10명이 지나가는 중 범행을 이어간다. 한 남성이 사힐을 말리지만, 사힐이 손을 거칠게 뿌리치자 포기하고 가던 길을 간다. 다른 사람들도 놀라서 멈춰서지만 곧 다시 움직인다. 몇몇은 힐끔 보고서는 지나간다.

이 영상은 인도에서 빠르게 퍼져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자성과 분노의 목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BBC]

알빈드 케지리왈 뉴델리 행정 책임자는 트위터에서 "매우 슬프고 유감"이라며 "범죄자가 두려워하는 기색이 없다. (그는)경찰조차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했다.

스와티 마리왈 델리 여성위원회 위원장은 "범행은 CCTV에 담겼다. 몇몇 사람들은 이번 일을 봤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며 "델리는 여성과 소녀에게 위험한 곳이 됐다"고 ANI통신에 말했다.

레카 샤르마 국가여성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일이 델리 사람들의 무신경함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자리에 사람이 여럿 있었지만 아무도 소녀를 돕기 위해 행동하지 않았다"며 "이 사건은 빨리 심리하고 빨리 판결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인도에선 끔찍한 범죄가 이뤄지는 중 주변 사람들은 무관심했다는 비난을 받은 사건이 또 있었다.

지난 2012년 12월 델리 시내버스에서 물리 치료를 배우던 20대 여성이 집단 성폭행을 당해 숨졌을 때도 논란이 일었다. 당시 여성의 동행자로 함께 폭행 당한 남성은 "둘 다 다쳐서 피를 흘렸다. 하지만 25분 정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