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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의 계절’은 돌아오는 거야…국내 증시 시총 비중 14개월來 최고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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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국내 증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대표 섹터 ‘반도체’가 잠시 밀려났던 주인공의 위치로 화려하게 컴백했다. 작년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2차전지·방산·원전)’에 이어 올 초 국내 증시 급등세의 선봉장이었던 ‘2차전지’ 등에 내줬던 이른바 증시 ‘주도주’ 자리를 약 1년 만에 되찾으면서다.

특히, ‘7만전자(삼성전자 주당 7만원)’ 복귀에 이어 ‘11만닉스(SK하이닉스 주당 11만원)’까지 정복하면서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 중 주요 반도체 관련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1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 반등 기대감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을 토대로 미국 그래픽처리장치(GPU) 생산 회사 엔비디아발(發) ‘인공지능(AI) 반도체’ 훈풍이란 연료가 더해지며 ‘반도체 전성시대’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다수의 전문가들이 힘을 싣고 있다.

30일 헤럴드경제는 한국거래소(KRX) 정보데이터시스템을 통해 코스피·코스닥 시총 대비 삼성전자와 ‘KRX 반도체’ 지수 포함 종목 시총 합산액의 비율을 분석했다. ‘KRX 반도체’ 지수에는 국내 시총 3위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주 41개 종목이 포함돼 있다.

지난 26일 기준 삼성전자·KRX 반도체 지수 시총은 540조2785억원으로 코스피·코스닥 시총(2431조5789억원)의 22.22%에 달했다. 이는 작년 3월 3월(22.24%) 이후 450일(약 1년 2개월) 만에 최고치다.

삼성전자·KRX 반도체 지수 시총이 540조원 선을 넘어선 것도 지난해 3월 31일(542조8973억원) 이후 422일 만에 처음이다.

증권가에선 코스피 시총 1-3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포함된 반도체 섹터의 부활이 국내 증시 주도권을 양극재 업체 등 2차전지 소재주가 주도한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되돌린 ‘1등 공신’으로 평가한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 초까지도 이어졌던 2차전지 주도장세의 코스닥 쏠림 현상이 완화되고 있다”며 “쏠림의 완화가 코스닥 급락이 아닌 코스피 상승 폭 확대로 나타나면서 코스피 주도권이 긍정적 방향으로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안타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5월 반도체 업종은 지난 25일 기준 월간 6.6% 상승하며 코스피 회복 과정을 이끌고 있다. 5월 전체 증시 상승분의 77%에 해당하는 비중을 국내 증시 내 시총 1위인 반도체 섹터가 이끌었다고도 했다. 강 연구원은 “증시의 오랜 격언인 ‘셀 인 메이(Sell in May·5월엔 주식을 팔고 떠나라)’ 현상이 반도체 섹터 강세 덕분에 나타나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반도체 관련주를 쓸어 담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반도체 사랑’도 반도체 섹터가 주도주 지위를 탈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첫 거래일(1월 2일)부터 지난 26일까지 각각 2조6925억원, 7조209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를 보인 개인·기관 투자자와 달리 외국인 투자자는 10조5599억원 규모의 순매수세를 나타냈다. 그중에서 반도체 ‘톱(Top) 2’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대한 순매수액은 각각 9조8147억원, 1조1146억원으로 두 종목이 전체 외국인 순매수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103.5%에 이른다.

반도체 섹터의 업황 반등이 ‘기대’ 수준이 아니라 구체적인 모습으로 증명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며 하반기 국내 증시 수급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외국인 투자자의 반도체 섹터 투자 강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월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징 라인을 둘러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하는 모습. [삼성전자]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반도체 완제품 기준으로 재고가 1분기 17주 수준에서 2분기 13주, 연말 8주 수준까지 하락할 전망”이라며 “3분기부터는 공급 부족 구간에 진입하며 축적된 재고 소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주가는 경기 선행 지표와 동행한다. 해당 지표가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반도체주는 업황에 앞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미중 반도체 전쟁 등 지정학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가운데서도 현실적으로 중국이 한국 반도체에 대한 수입 제한에 나서기 힘든 상황도 국내 반도체 업계엔 긍정적 재료”라고 설명했다.

생성형 AI 챗봇 ‘챗(Chat)GPT’로 대표되는 AI 연구·개발 열풍도 고대역폭메모리(HBM) 글로벌 시장을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엔 긍정적인 요소다. AI 개발에 필요한 GPU엔 세계 1위 제조사 엔비디아에는 SK하이닉스가, 2위 제조사 AMD엔 삼성전자가 HBM 제품을 납품 중이다. 현재 글로벌 HBM 시장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각각 50%, 40%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다만, 코스피·코스닥 간, 섹터 간 균형보단 ‘쏠림’ 현상 대상 섹터가 2차전지에서 반도체로 옮겨온 것에 불과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순매수가 확대되면서 일부에선 외국인 투자자의 움직임을 ‘바이 코리아(Buy Korea)’가 아니라 ‘바이 삼성’·‘바이 반도체’로 평가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고 했다.

또,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AI 투자 바람이 아직 미약한 가운데 반도체주가 단기적으로 급등했다는 경고도 증권가에선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AI 서버용 고용량 DDR5 출하 비중이 아직 1% 수준에 불과해 현재의 단기 주가 급등은 부담”이라며 “예상보다 저조한 판매량 속에서 단기적으로 주가 되돌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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