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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으려는 언니와 살리려는 동생…자매의 ‘사소한 슬픔’
‘나의 사소한 슬픔’[스튜디오 에이드 제공]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스위스에 같이 가줘.”

성공한 피아니스트로서 남부러울 것이 없이 사는 엘프는 여동생 욜리에게 스위스 동행을 부탁한다. 극단적인 선택에 실패한 직후다. 스위스에선 안락사가 합법이다.

간절히 죽고 싶어하는 언니를 어찌해야 할 줄 모르는 욜리.

작가인 욜리의 삶이 엘프보다 더 나은 것도 아니다. 판매된 책은 고작 800여권 수준. 남편은 이혼을 줄기차게 원하고, 사춘기 딸과는 전쟁같은 일상이다. 그럼에도 욜리는 삶의 끈을 놓지 않는다.

‘나의 사소한 슬픔’[스튜디오 에이드 제공]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빠에 이어 언니마저 잃을 수 없다며 어떻게든 언니를 살리려는 욜리. 그러나 내적으론 언니를 이해하려고 한다. 언니를 위해 스위스행도 고민한다.

죽고 싶어하는 언니와 살리고 싶어하는 동생의 이야기를 다룬 ‘나의 사소한 슬픔’은 리암 토우스의 2014년 베스트셀러 소설을 토대로 한 영화다. 영화는 캐나다 영화상 최우수 각본상, 최우수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밴쿠버 영화비평가협회 최고의 캐나다 영화상 등을 수상했다.

‘나의 사소한 슬픔’[스튜디오 에이드 제공]

영화는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죽음이라는 주제를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 선 자매의 이야기로 풀어낸다.영화를 이끄는 건 단연 배우들의 연기다. 배우들의 절제된 연기에 고독함, 쓸쓸함, 슬픔 등이 모두 베어있다.

엘프가 내는 처연한 피아노 선율과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차가운 한겨울 모습은 영화에 쓸쓸함을 더한다.

영화 곳곳에서 인용되는 문학작품들의 구절은 영화가 전하고픈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영화는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자매가 겪었던 아픔을 교차적으로 보여주는데, 원작소설을 읽지 않은 이들에겐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다.

영화는 남겨진 이가 마주하는 슬픔도 조명한다. 남편을 이미 떠나보낸 욜리의 어머니는 욜리에게 덤덤하게 말한다.

“슬픔이 주는 고통보다 슬픔을 보내는 과정이 더 고통스럽다. 그래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6월 14일 개봉. 102분. 15세 관람가.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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