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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열의 생생건강S펜] 소아과의사가 본 아동학대, "개털 원인100% 중증 아토피피부염에도 방치하는 부모"

[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아이가 개털로 인한 중증도 이상의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는 것이 알레르기 정밀검사로 밝혀졌지만 끝내 강아지를 포기 못한다며 오히려 의사를 힐난하는 현실을 개탄하는 한 소아과전문의의 글이 한 인터넷커뮤니티에 올라와 많은 이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인터넷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한 소아과의사는 한눈에 보기에도 아토피피부염이 굉장히 심한 8개월 된 환아를 데리고 '피부 상담'을 왔다는 엄마의 사례를 들었다. 엄마는 "태어난 후 100일이 지나고 6개월이 지나도 너무 심하게 긁어서 내원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의사는 "항히스타민제를 짧게 먹여보는 게 좋겠고 그동안 스테로이드연고와 보습치료를 병행하는 게 좋은데 혹시 먹는 이유식이나 환경 등도 원인일 수 있으니 알레르기 검사를 해보는 게 어떨까요?"라고 제안했다. 엄마도 동의해 검사가 이뤄졌고 3일 후 충격적인 수치가 나왔다.

의사는 엄마에게 "호산구비율이 4%만 넘어도 알레르기를 강하게 의심하는데 아이는 18%가 나왔다"라며 "특히 개털 수치가 상당히 높은데 당연히 개는 안 키우시죠?"라고 물었다. 엄마는 "강아지 한 마리를 출산 전부터 키운다. 개가 집 안에 아이와 같이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의사는 "(모니터의 결과를 직접 보여주며) 이 검사는 아주 정확해서 아이는 개털로 이렇게 고생하고 있는 것"이라며 아이와 개를 무조건 분리시켜야 하고 치료는 원인 회피와 동시에 시작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아이의 엄마의 "개를 계속 같이 키울 수는 없는 것이냐?" "잠깐씩만 분리하면 안 되나요? 잠깐 친정집에 보낸다든가" "인터넷을 찾아보니 어릴 때부터 같이 키우면 아토피가 예방된다더라"라는 질문을 쏟아냈다. 의사가 "그건 아토피 원인이 개털임이 확실한 이런 사례에는 해당이 안 된다"고 하자 아이 엄마는 "지난번에 항히스타민제 먹이니까 좀 덜 긁는 것 같으니 그렇게 관리하면 안 되는 건가요?"라는 질문을 쏟아냈다. 아이 엄마는 또 "강아지를 자주 목욕시키면 안 되는 것이냐"라며 개를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의 질문만 쏟아낼 뿐이었다. 의사는 "뒤에 아이를 안고 서 있던 아빠와 잠시 눈이 마주쳤는데 한숨을 쉬면서 뭔가 답답하고 간절한 눈빛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아이 엄마는 결국 "원장님, 사실 여기 온 것은 결과를 들으러 온 것도 있지만 그 먹는 약을 좀 오래 처방받으로 온 것"이라고 요구했고 의사는 "어머님, 다시 못박아 말씀드리지만 아이에게서 개를 분리하지 않는 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밖에 안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이 엄마는 "그래도 주세요"라는 말과 함께 진료실을 떠났고 의사는 보호자가 문을 닫고 나가는 찰나 "아 진짜, 약만 좀 받으러 왔더니 무슨 의사가 잔소리만 늘어놓고 있어"라는 불만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

이 의사는 "성인은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면 되지만 소아청소년과 특성은 환아가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수 없기 때문에 치료든, 피해든 그 결과는 보호자가 아닌 상황을 모르는 아이가 받게 돤다는 점"이라며 "아토피의 원인이 개털임이 분명한 사례에서 개를 분리시키지 못하겠다며 불만을 나타내는 엄마들이 1년에 5~6명을 만날 수 있는 잦은 사례가 됐다"고 개탄했다.

또 "모 소아알레르기호흡기 교수님이 개털이 원인인 아토피피부염 아이 보호자에게 10년전에 개를 멀리하라 하면 90%가 바로 개를 분리시켰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개를 멀리하라 하면 90%가 납득하지않고 결국 개와 같이 살고 그중에 아토피피부염이 호전된 환하는 한명도 없더라"라고 개탄했다.

비단 아토피뿐 아니라 유사사례는 많다. 이 의사는"급성 폐색성후두염으로 즉시 스테로이드 주사를 권했는데 스테로이드는 독약이라며 거부하고 갔다가 다음날 응급실로 실려온 아이, 전혀 먹을 필요가 없는데도 보호자가 책임을 질테니 단순감기에도 무조건 항생제를 달라하여 결국 위막성 대장염으로 혈변이 조절이 안되어 대학병원에 입원했던 아이, 탈수가 심하게 왔는데 수액은 안맞고 장약만 받겠다해서 하루종일 소변을 못보고 다음날 급성 신부전으로 즉시 전원했던 아이 등의 사례가 있다"고 질타했다.

끝으로 이 의사는 "아동학대란, 보호자를 포함한 18세 이상의 성인이 18세 미만인 사람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과 아동의 보호자가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것을 말한다"라며 "왜 가려운지도 모르고 밤새 긁는 아이, 돌도 안된 아기가 진물이 가득하고 피부에는 상처가 한가득인데 분명한 원인과 해결방법을 알면서도 보호자가 그 환경을 방치한다면 그게 바로 뭘까요?라고 되물으면서 "소아청소년과 최고의 비극은 의대생들의 낮은 지원율도 대학병원의 소아응급실의 몰락도 아닌 이기적인 어른들의 방조로 아무 죄없는 아이들이 피해를 본다는 것"이라며 글을 맺었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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