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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년2개월만에 ‘7만전자’ 뚫었다…639만 삼전개미에 ‘7’이 소중했던 이유? [투자360]
최근 3년 매물 45% 7만원대 이상서 형성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1. 경기도 수원시에 살고 있는 직장인 정시연(37) 씨는 최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수시로 열어 주가를 확인하고 있다. ‘동학개미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2021년 2월 정 씨는 8만원 대를 갓 넘긴 삼성전자 주식에 1000만원이 넘는 돈을 투자했다. 하지만 이후 9만원 선을 넘었던 삼성전자 주가가 5만원 초반까지 떨어졌을 때 ‘물타기’에 들어가 평단가를 7만원 초반대로 만든 뒤엔 아예 잊고 지내왔었다. 그랬던 정 씨는 ‘7만전자’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온 순간부터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그는 “그동안 마음고생을 한 것을 생각했을 때 본전만 찾으면 갖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을 모두 처분하고 마음 편하게 손을 털 것”이라고 말했다.

#2.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는 안용근(29) 씨는 소위 ‘9.2층’ 탑승자다. 삼성전자 주가가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 2021년 1월 11일 대학생이던 안 씨는 아르바이트로 벌어둔 300만원 정도의 자금을 시가로 주당 9만2000원에 이른 삼성전자 주식을 구매하는데 모두 털어 넣었다. 이후 ‘반 토막'에 가까울 정도로 주가가 떨어지는 것을 지켜본 안 씨는 “대학교 한 학기 등록금을 모두 쏟아부은 상황에 잊어버리지 않고는 일상생활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7만전자’가 반가우면서도 자신의 손실액을 또 한 번 떠올리게 하는 소식이라고 했다.

소액주주 수가 약 639만명에 이르며 ‘국민주’로 불리는 삼성전자 주가가 약 1년 2개월 만인 26일 7만원 선에 장중 복귀하면서 삼성전자 투자에 나섰던 개인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7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2.33% 오른 7만400원에 거래 중이다.

특히, 최근 3년간 삼성전자 주식을 매매한 개미들의 절반 가까이가 주당 7만원선 이상 시점에 거래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하락장을 견뎌낸 이른바 ‘삼전 개미(삼성전자에 투자한 소액 개인투자자)’들이 손실을 털어낼 수 있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주식 투자에 따른 손실에 냉가슴을 앓던 수많은 개인 투자자에게 ‘7만전자’ 고지가 소중한 것도 이 때문이다.

4분의 1이 7만원 대, 5분의 1이 8만원 대 매물

이날 헤럴드경제가 대신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HTM) ‘싸이보스5’를 통해 최근 3년간(2020년 5월 21일~2023년 5월 25일) 삼성전자 주식 매물대를 분석한 결과 7만원 이상에서 매물이 형성된 비율이 전체의 44.75%에 이르렀다.

세부적으로 살펴봤을 때 수익률이 여전히 ‘마이너스’ 영역에 놓인 삼성전자 주식 매물 중 가장 많은 비율이 7만원 대에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물대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24.85%가 7만원대(7만원 이상~8만500원 미만)였기 때문이다. 물량으론 약 32억주에 이른다.

8만원 대에 물린 매물 비율도 적지 않았다. 주당 8만500원 이상 시점에서 거래된 삼성전자 주식 물량의 비율도 19.9%(약 26억주)에 달했다.

실제로 포털사이트 내 삼성전자 종목토론방(종토방)과 소셜미디어(SNS) 상의 각종 삼성전자 관련 채팅방 등에서는 “‘7만전자’만 도달하면 물량을 다 처분할 것”이란 내용의 글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정확한 거래 규모를 파악하긴 어렵지만, 대략적인 주식 거래 흐름을 짐작게 하는 일간 매수액을 분석했을 때도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 대에 머물렀을 때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은 투자금을 삼성전자 매수에 투입했다. 분석 기간 중 총 181일 지속됐던 ‘7만전자’ 기간 동안 일간 매수액의 총합이 약 181조원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8만전자(약 84조원), 6만전자(약 56조원), 5만전자(약 54조원) 기간과 비교했을 때 한눈에 보일 정도로 규모가 컸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주가가 7만원 대는 우상향 곡선을 그리던 시점엔 ‘8만전자’의 일시적 조정기에 ‘저가매수’를 시도했던 지점이던 동시에 하락기엔 ‘하방 지지선’이라고 여겨졌던 시기”라고 평가했다.

삼전 목표주가 최고 9만5000원까지…“기술적 저항선 8만원 언저리”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주가가 ‘7만전자’ 문턱을 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지만, 조만간 이를 극복하고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바닥’을 찍은 반도체 경기가 빠른 속도로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에 국내 증시에 대한 하반기 수급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큰손’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에 대한 ‘올인’ 수준의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에 대한 순매수액 9조6698억원 중 95.9%(9조2754억원)가 삼성전자에 쏠려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이날 기준 8만2091원에 이른다. 연초 5만원 중반대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같은 날 하이투자증권이 목표가를 9만5000원으로 가장 높게 부른 가운데, 유진투자증권·유안타증권·IBK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9만원으로 제시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객 재고 축소와 제조사의 감산, 중국의 마이크론 제품 불매 조치로 3월 이후 PC 고객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주문이 회복 중”이라며 “현재 거의 모든 경기 선행지표들이 상승 반전한 상황에 3분기 이후 주문 증가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AMD 등의 주가 급등으로 연결된 인공지능(AI) 열풍도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기업 주가엔 긍정적인 재료가 될 전망이다.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반드시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의 90%를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챗GPT 출시 이후 빅테크 기업들의 AI 산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들의 투자 확대에 따른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수혜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주가 상승세가 ‘기술적 저항선’에 부딛히는 과정에서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삼성전자 매물대를 봤을 때 전체의 14.54%에 이르는 7만8400원 이상 8만 2600원 미만 구간이 ‘8만전자’ 선을 넘어 ‘9만전자’로 나가는 데 ‘저항선’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송 연구원은 “올해 말 이후 미국의 금리 인하와 전 세계 유동성 증가 강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삼성전자 주가의 상승 기간과 상승 폭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음은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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