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기 “간호법 尹 공약 아니었다”·이양수 “대통령, 당시 서명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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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홍보관 '하이커 그라운드'에서 열린 K-관광 협력단 출범식에서 이부진 한국방문의 해 위원장(오른쪽)와 초청장 발송 세리머니를 마친 뒤 박수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24일 밤 늦게까지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진행된 대통령실 업무보고에선 ‘넷플릭스 투자’ 건을 왜 김건희 여사에게 보고했느냐는 것이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대통령실은 ‘영부인이라고 집에서 살림만 하라는 것이냐’고 맞받았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업무보고에서 넷플릭스의 투자 유치 과정에서 대통령실 관계자가 김 여사에 중간에 보고했다는 발언에 대해서 “할 수 있다고 본다. 영부인이라고 집에서 살림만 해라, 그건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또 대통령실 내에 김 여사 사무실이 있다는 설에 대해 “김 여사 사무실은 대통령실에 없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대통령실 부속실에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를 보좌하는 4~5명의 팀이 있다”고 밝혔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원래 조용한 내조를 하신다고 했는데 이렇게 활동이 많아지면 직접 사과하시고, 제2부속실을 정식으로 만들어서 해야지 별도 팀으로 하면 계속 의혹만 넘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유정주 의원도 “김 여사가 대외활동을 넘어 현안 메시지까지 내는데 공식으로 전담할 제2부속실을 왜 안 만드나”라고 했다. 김 실장은 “제2부속실을 만들면 인원이 또 늘어난다. 비서관 또 하나 늘어난다. 부속실에서 하면 된다”고 했다. 그는 “인건비 때문이냐”는 후속 질의에 “그렇다”고 답했다.
김 실장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간호법에 대해선 ‘공약이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운영위 야당 간사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김 실장에게 “윤 대통령이 간호법을 공약한 건가 안 한 건가”라고 물었다. 김 실장은 “지금 이런(거부권을 행사한) 내용의 간호법에 대해서는 공약한 적이 없다”며 “(공약한 간호법은) 간호사의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내용이었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였던 지난해 1월11일 대한간호협회와의 간담회에서 신경림 당시 협회장으로부터 간호법 제정 등 내용이 담긴 정책제안서를 전달받으면서 “간호협회의 숙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저도, 의원들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제가 차기 정부를 맡게 되면 간호사들의 지위가 명확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간담회장에는 ‘간호법 제정으로 국민 건강 지키겠습니다’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송 의원은 “정치인이 공약을 잘못할 수도 있다. 그 당시 상황하고 다를 수가 있다”며 “(그러면) ‘내가 선거할 때 상황을 다 모르고 그 얘기를 했다. 지금 보니까 이게 안 되겠더라. 죄송하다’ 이렇게 얘기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김 실장은 “공약 안 하셨다”며 “대통령께 팩트를 직접 물어봤다”고 강조했다.
이양수 의원도 김 실장의 ‘공약 아니었다’는 주장에 힘을 보탰다.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수석대변인이었던 이 의원은 “(대선 때) 간호협회 행사에 갔을 때 간호법에 대한 안을 주시면서 거기다 서명을 하라고 그랬는데 (윤 대통령이) 거부했다”며 “간호법에 대해 공약을 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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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이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진복 정무수석으로부터 보고받고 있다. [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