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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똑같은 테슬라인데 국민연금은 ‘사자’ vs. KIC ‘팔자’…국내 양대 큰손의 반대 베팅 왜? [투자360]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테슬라 주가가 올 들어 상승세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 자본시장의 양대 '큰손'인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KIC)는 엇갈린 투자 행보를 보였다. 국민연금은 7만주 넘게 사들인 반면, KIC는 6만5000주 가량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에선 테슬라의 잦은 가격 인하 정책이 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22일 국민연금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3F 보고서(Form 13F)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올 3월말 기준 보유한 테슬라 주식 수는 370만5327주(7억2358만달러)로 작년 12월 말 대비 7만7888주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분기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상위 5위를 기록했으며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 비중은 0.88%에서 1.32%로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KIC는 테슬라 주식 6만5598주를 정리했다. 주식 수는 12월 말 227만5923주에서 221만325주로 감소하면서 포트폴리오 비중은 1%(0.88%) 밑으로 내려왔다. KIC는 지난해 테슬라 주가가 급락한 4분기에만 26만2322주를 사들였는데, 올 1분기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 주가는 올 들어 35% 오르면서 지난해 부진을 만회했지만, 최근 1개월 간 약 8% 하락하며 다소 주춤한 흐름을 보인다.

두 기관은 엇갈린 테슬라와 달리 애플·엔비디아만큼은 놓치지 않았다. 두 종목은 국민연금과 KIC가 올 1분기 포트폴리오 비중을 가장 많이 늘린 종목 1·2위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 역시 상위 5위권에 들었는데 국민연금은 9만4263주를, KIC는 22만8753주를 대거 사들였다.

지난해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직전 보유했던 SVB 모기업 주식의 상당 부분을 매각한 KIC와 달리 국민연금은 추가 매수하면서 손실 규모를 키운 바가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올 1분기 미국 기술주 비중을 대폭 늘린 덕에 이 기간 8% 수준의 양호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또 이 기간 파산했거나 파산 우려가 커진 미국 지역은행 주식도 모두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를 바라보는 월가의 시선도 엇갈린다. 테슬라의 가격 인하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에 오락가락한 가격 정책이 주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맞선다. 테슬라는 가격을 낮춰 수요를 최대한 끌어올리고 적절한 판매가를 찾겠다는 구상인데, 시장 수요가 반응하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수 있어서다.

이와 관련, 골드만삭스는 "테슬라가 올 해 내내 추가로 가격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리의 예측을 넘어서는 상당한 추가 가격인하는 위험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테슬라가 지난 1분기 가격을 인하한 덕에 도요타·혼다 등 대중적인 일본 브랜드에서 테슬라로 신규 유입되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분석(이타이 미카엘리 씨티 연구원)도 있다.

한편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인도 정부와 현지 공장 설립 논의를 재개했지만, 세금 문제를 둘러싼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방미 기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직접 투자를 요청한 만큼, 테슬라가 한국에 생산기지를 유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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