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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논현동 '외래흰개미' 소동…환경부 "인체·생태계 위해성 없다"
당국, 외래흰개미 국내 유입경로 조사
충남 아산 흰개미는 '고유종'...지자체와 방역
전문가 "'열섬현상' 등 기후변화가 원인, 세심한 관리 필요"

1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주택에서 발견된 외래흰개미 [환경부 제공]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서울 강남구 논현동 주택에서 외래흰개미류가 발견된 이후 충남 아산에서도 흰개미가 발견되면서 외래흰개미류가 전국에 확산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됐지만 환경부는 크게 우려할 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논현동에서 발견된 외래흰개미는 실내에 서식하면서 겨울철에도 살아남았고, 충남 아산 흰개미는 국내 고유종이라는 것이 환경부의 설명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외래흰개미 출몰이 더욱 증가할 수 있는 만큼 환경당국이 보다 세심한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부 자연보전국 관계자는 22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를 통해 “외래흰개미류는 통상 우리나라에 유입될 경우 겨울을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지만, 실내 목재 문틀(섀시) 내부에 서식하면서 살아남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앞서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지난 17일 논현동 주택에서 발견된 외래흰개미류에 대해 18~19일 현장조사 및 긴급방제를 실시한 결과 이들 마른나무흰개미과(Kalotermitidae) 크립토털미스(Cryptotermes)속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국립생물자원관과 경상대학교에서 유전자분석을 추가 진행 중이다. 유전자분석을 통한 최종 종 동정은 일주일 정도 소요될 예정이다. 논현동에서 발견된 크립토털미스속 외래흰개미류는 인체에 위해를 끼치지는 않는다. 다만 전세계적으로 목재 건축물 및 자재에 피해를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국은 국내 유입경로를 파악 중이다.

서울에서 외래흰개미류가 발견된 이후 충남 아산에서도 흰개미가 발견된 사실이 알려졌지만, 충남 아산 흰개미는 국내 고유종으로 확인됐다. 국내 흰개미는 물기가 바싹 마른 나무까지 갉아 먹는 외래종과 달리 습기가 있는 나무만 갉아 먹는다. 지금까지 국내에선 6000종 넘는 전체 흰개미 중 일본흰개미 등 일부 종(種)만 서식이 발견돼 왔다. 한반도가 흰개미가 서식하기에 유리하지 않은 기상·환경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북반구에서 흰개미는 북위 45도 아래에 생존·서식한다. 우리나라는 전역에서 생존할 수 있는 지역에 포함되지만 영하 30도부터 영상 40도를 오가는 큰 기온차에 적절한 서식지는 아니다. 열대·아열대 기후 지역에서 생존·번식할 수 있기에 한반도에 살 이유가 없다.

다만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열섬 현상’이 흰개미 서식조건을 충족시킨 것으로 봤다.

박현철 부산대 생명환경화학과 교수는 “기후변화와 도시열섬효과, 수도권 특유의 목조주택 배치 등이 외래종의 국내 정착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아직 유입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외래흰개미처럼 우리나라의 12~3월의 영하권 추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봤다. 겨울철 지표면보다 기온이 높은 지하 10~50m에서 겨울을 버틸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갈수록 겨울이 짧아지면서 한반도는 물기와 상관없이 닥치는대로 나무를 갉아먹을 외래흰개미의 서식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 앞서 기상청 역시 탄소배출량을 줄이지 않을 경우 2100년에 겨울은 현재 107일에서 39일로 줄어들고, 여름은 97일에서 170일로 2배 길어질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다만 환경부는 서울 논현동에서 외래흰개미가 발견된 것에 대한 원인에 대해 기후변화는 수많은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흰개미는 인체는 물론 생태계에 위해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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