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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카오손보 지분투자 나선 교보생명, ‘플랫폼’ 시너지 노린다
교보생명 사옥 전경 [교보생명 제공]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인 교보생명이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카카오페이손해보험에 대한 지분투자를 검토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카오 ‘플랫폼’의 강점을 활용해 비즈니스를 다각화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카카오페이손보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대신 지분 투자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고 투자 방식과 규모를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카카오페이가 60%, 카카오가 40%의 비율로 총 1000억원의 자본금을 투입해 지난해 10월 공식 출범했다.

앞서 교보생명이 카카오페이손보 지분 51%를 매입해 경영권을 확보할 것이란 관측이 확산했으나, 경영권 양도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부인하는 상황이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보유하는 지분을 매각하거나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분투자 방식에 대해서는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지분 30% 투자, 전략적 지분 제휴 등의 방안도 거론된다. 이와 관련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페이손보의 성장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고, 외부 전략적 파트너와의 협업, 외부투자가 모두 포함돼 있다”며 “간담회 때 말씀드렸지만 지분 매각과 경영권을 넘기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생보업계 2위권인 교보생명이 손보사 투자에 나선 것은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보험 포트폴리오를 효율적으로 확장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교보생명은 지난해에도 손보업 진출을 위해 MG손해보험 인수를 검토했다가 접은 적이 있다. 재무구조가 안 좋은 회사를 급하게 인수해 덩치를 키우는 것보다, 지분투자를 통해 보다 적은 비용으로 시장지배력을 확대하는 전략이 낫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페이손보의 경우, 지난해 261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카카오 플랫폼과의 시너지를 노릴 수 있다는 점이 지분투자 검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은 보험상품 개발·판매에, 카카오페이손보는 플랫폼에 강점이 있는 만큼, 각각 아쉬웠던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파트너란 판단이다.

실제 카카오페이손보는 출범 이후 출시한 상품이 금융안심보험 1종에 그친다. 내달 초까지 여행자보험을 추가할 예정이기는 하지만, 단기간에 시장 영향력을 확대할 정도는 아니다. 지분투자가 이뤄질 경우, 양사가 공동 개발한 신상품을 카카오페이 플랫폼에 탑재할 수도 있게 된다.

교보생명 입장에선 잠재 고객인 MZ 세대를 잡을 수 있다는 기대도 가능하다. 최근 20~30대 젊은층 사이에서 생명보험 상품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인 점을 고려했을 때, 보험수요를 이끌어내고 새로운 니즈를 파악하는 데 기존 전통사보다 플랫폼이 보다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보험사업, 플랫폼에서 각각 우위를 점하고 있는 두 회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략적 협업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 같다”며 “보험업계 전반적으로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선 혁신적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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