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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락실2 만난 안유진, ‘아이브→맑눈광’ 변신 완료…‘화제성 1위’에도 CJ ENM 곤두박질 이유는? [신동윤의 나우,스톡]
[유튜브 'tvN' 채널 캡처]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정말 고은찬이 돌아온 줄 알았습니다.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배우 윤은혜가 연기했던 한국 드라마 대표 여자 캐릭터 중 하나인 고은찬을 최근 가장 핫한 걸그룹 아이브(IVE)의 리더 안유진이 100퍼센트, 아니 그 이상으로 소화해낸 결과죠.

지금 아이브는 정규 앨범에 담긴 ‘I AM(아이엠)’·‘Kitsch(키치)’ 등의 곡들로 활동하며 각종 음원 차트를 석권하고 있는데요. 촬영 시점 당시 컴백을 앞둔 아이브 리더 안유진이 고은찬 역을 빌미(?)로 단발로 머리카락을 자르겠다고 급발진(?) 하면서 공동 연출을 맡은 나영석 PD를 비롯한 제작진이 어쩔 줄 몰라 하던 장면도 웃음 포인트였습니다.

최근 방영을 시작한 tvN 예능 ‘뿅뿅 지구오락실2(이하 지락실2)’는 멤버들이 멀티버스에 진입하기 위해 K-드라마 주인공으로 변신하는 과정부터 화제 만발이었습니다.

‘대박’을 터뜨린 것은 안유진 만이 아닙니다.

드라마 ‘도깨비’의 도깨비 신부 ‘지은탁’ 역할을 맡은 배우 김고은으로 변신한 코미디언 이은지의 모습은 그중에도 가장 무난한 수준이었습니다.

[유튜브 'tvN' 채널 캡처]

걸그룹 오마이걸 멤버 미미가 소화한 드라마 ‘스카이캐슬’의 ‘쓰앵님’ 김주영 역할도 큰 웃음을 자아내기 충분했습니다. “전적으로 저를 믿으셔야 한다”지만 어눌한 한국어 발음에 시즌1 종영 후 캐릭터 유지를 위해 책을 전혀 읽지 않았다며 지식 부족(?)을 뽐내는 쓰앵님의 모습은 정말 대환장 콜라보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백미는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주인공 구준표로 변신한 래퍼 이영지였습니다. 구준표보단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속 ‘정봉이 엄마’의 모습이 먼저 떠올랐기 때문이죠. 서바이벌 예능 ‘쇼미더 머니11’에서 우승한 지 불과 2주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 180도 바뀐 ‘괄괄이’로 돌아온 자신의 모습에 ‘현타(현실 자가 타임)’가 온 이영지의 모습은 박장대소 그 자체였습니다.

[유튜브 'tvN' 채널 캡처]

지락실2는 귀환과 동시에 K-콘텐츠 경쟁력 분석 전문 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선정한 5월 2주차 K-콘텐츠 TV·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통합 비드라마/쇼 부문 화제성 1위에 등극했습니다. 상장과 동시에 ‘따상(시초가를 공모가의 2배에 형성한 후 상한가)’을 친 것고 같은 셈이라고 할까요?

얼마 전 종영한 예능 ‘서진이네2’에 이어 지락실2까지 CJ ENM의 자회사 tvN은 이미 수년 전부터 금요일 밤 예능을 완전히 정복했습니다. 다른 요일에 방영되는 예능들도 tvN이 단연 으뜸이기도 하고요. 심지어 드라마 역시 “tvN, jtbc 다음이 공중파 3사”라고 할 정도로 이미 CJ ENM은 K-콘텐츠 부문에선 선두에 선 기업이죠.

[유튜브 'tvN' 채널 캡처]

하지만, 콘텐츠들의 무수한 성공 커리어에도 불구하고 CJ ENM에는 지금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습니다.

스타 PD들 줄줄이 떠나는 CJ ENM

콘텐츠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콘텐츠들의 성공이 반드시 실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걸까요? CJ ENM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 503억원이라는 충격적인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1년 전엔 496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과 확연히 대비되는 결과입니다.

매출 역시 9489억원으로 전년 동기(9573억원) 대비 0.9% 감소한데다, 당기순손실 규모는 889억원에 이르렀습니다.

증권가에선 공통적으로 tvN이 운영 중인 자체 OTT 티빙(Tving), TV·디지털 광고 부문 등으로 대표되는 ‘미디어플랫폼’에서 발생한 적자와 ‘영화·드라마’ 부문에서의 적자가 CJ ENM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회사 사업을 구성하는 큰 기둥들이 송두리째 흔들렸다는 뜻입니다.

지난해부터 사내에서 불거졌던 ‘위기설’이 숫자로 증명되자 위기는 최고조에 이른 모양새입니다. 비상경영에 돌입하면서 고연봉을 받던 ‘스타 PD’들이 줄줄이 사표를 쓰고 나가면서 표면화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급여와 성과급을 포함해 40억원에 가까운 연봉을 받았던 나영석 PD가 CJ ENM이 투자한 제작사 ‘에그이즈커밍’으로 자리를 옮긴 것입니다. ‘응답하라’ 시리즈를 제작한 신원호 PD, 티빙 전 공동대표였던 이명한 PD 등도 에그이즈커밍으로 함께 이직했습니다. CJ ENM이 더 이상 높은 연봉을 맞춰주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밖에도 ‘환승연애’를 제작한 이진주 PD, ‘유퀴즈 온 더 블럭’을 연출한 김민석·박근형 PD는 jtbc로 소속을 옮겼습니다.

‘더지니어스’, ‘여고추리반’, ‘소사이어티게임’, ‘대탈출’ 등을 연출하며 추리 예능의 새 장르를 개척한 정종연 PD와 ‘인생술집’, ‘놀라운 토요일’ 등을 맡았던 이태경 PD는 ‘무한도전’을 이끌었던 김태호 PD가 설립한 제작사 ‘TEO(테오)’ 사단에 합류했죠.

스타 PD들이 만든 제작사에 CJ ENM이 투자하는 형식으로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콘텐츠 동맹을 이어가고 있지만, 콘텐츠 자체 제작 능력은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CJ ENM 시총 올해만 6140억원 증발…신용등급 강등 위기

CJ ENM의 주가엔 이 같은 악조건들이 그대로 반영되는 모습입니다.

CJ ENM의 주가는 지난 18일 종가 기준 7만6500원 수준입니다. 올해 첫 거래일(1월 2일) 종가였던 10만4500원과 비교하면 무려 26.79%나 하락한 거죠. 주가 그래프의 모습을 보면 ‘숨 참고 다이브(DIVE)’할 것 같은 급격한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할까요? 시가총액으로 계산했을 때는 6140억원(2조2916억원→1조6776억원)이란 돈이 137일 만에 증발하고 만 셈입니다.

연초 국내 증시 상승세를 이끌었던 것이 CJ ENM이 상장돼 있는 코스닥 지수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CJ CNM이 받아든 성적표는 더 뼈아픕니다. 이 기간 코스닥 지수는 무려 23.05%나 올랐기 때문이죠.

과거는 과거일 뿐이라고요? 사실 CJ ENM의 앞에 펼쳐진 길은 ‘꽃길’보단 ‘가시밭길’에 가깝습니다.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올 상반기 정기평정을 앞두고 CJ ENM의 신용등급 적정성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5년 동안 신용등급 AA-(안정적)를 유지해온 CJ ENM의 신용도에 실적 악화가 도화선이 돼 ‘부정적’ 꼬리표가 달릴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올 초 보고서에서 “수익성 저하 추세와 확대된 재무 부담 등을 고려할 때 CJ ENM의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커졌다. 티빙·피프스시즌 등의 실적 개선 여부와 차입 규모 축소 등을 포함한 재무 부담 경감 수준 등을 중점 검토할 것”이라고 구체적인 검증 분야를 콕 짚기까지 했습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CJ ENM의 신용평가 하향 조정 검토 요인에는 ▷EBIT/매출액 4% 미만 ▷순차입금 의존도 15% 초과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CJ ENM의 EBIT/매출액과 순차입금 의존도는 각각 기준치를 넘어서는 2.9%와 22.0%로 집계됐습니다. 2분기 실적 개선이 없다면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순간인 셈입니다.

목표가 줄 하향에 사실상 ‘매도’ 의견까지…하반기 실낱 희망

악재가 이어지는 상황인 만큼 향후 주가 흐름에 대한 전망은 한마디로 ‘꽝’입니다. 증권가에선 앞다퉈 CJ ENM의 목표 주가를 내려잡는 추세죠.

KB증권(13만→11만원), 하나증권(12만5000→10만5000원), 현대차증권(13만6000→10만원), 메리츠증권(10만5000→10만원) 등은 하향된 목표 주가를 10만원 대 이상으로 잡았습니다. 하지만, 삼성증권(10만5000→9만9000원), 유진투자증권(13만→9만원), 한화투자증권(9만5000→9만원) 등은 9만원대로 목표주가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DB금융투자는 13만원이던 목표 주가를 한 번에 8만6000원까지 떨어뜨렸고요. 원래부터 다른 증권사들에 비해 목표 주가 산정치가 짰던 대신증권은 8만8000원이던 목표 주가를 7만9000원으로까지 하향했습니다.

DB금융투자는 투자의견까지도 ‘유지(Hold)’로 떨어뜨렸습니다. 거의 대부분 ‘매수(Buy)’ 의견을 유지하는 국내 증권업계 특성상 사실상 ‘매도’ 의견으로 읽히는 상황인 것이죠.

CJ ENM에겐 어느 때보다 중요한 2분기 실적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도 여전히 암울하기만 합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컨센서스에 따르면 CJ ENM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556억원) 대비 73.2%나 줄어든 149억원에 불과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베스트투자증권(-254억원), 삼성증권(-91억원), 메리츠증권(-77억원)은 1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계속할 것이라고도 내다봤습니다.

CJ ENM에겐 더 이상 솟아날 구멍이란 것이 없는 걸까요? 증권사들은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캄캄했던 터널을 벗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2분기 성수기에 진입하는 광고 부문은 직전 분기 대비 광고주 수가 늘어나고 있으며, 1분기 작품 공급이 전무했던 피프스시즌은 2분이엔 TV시리즈 1편, 영화 3편, 다수의 다큐멘터리 공급 등이 예정돼 있어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고 분석했습니다. 티빙 역시 꾸준히 구독자 수가 늘어나는 만큼 수식성 개선이 기대된다고도 했고요.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영 효율화를 위한 사업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턴어라운드 모멘텀이 주가에 탄력 있게 반영되려면 보다 구체적인 시그널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습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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