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한국을 관광차 방문한 중국인이 현금 500만원이 든 샤넬 가방을 잃어버렸다가 되찾은 사연이 알려졌다. 중국인에게 한국의 남다른 도덕의식을 보여주고 싶었던 40대 시민이 투철한 신고정신을 발휘한 덕분이다.
19일 조선비즈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 A씨는 지난 16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현금 500만원과 신용카드 2장이 든 분홍색 샤넬 가방을 분실했다. 망연자실한 A씨가 분실신고를 한 뒤 가방과 현금까지 되찾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50분이었다.
A씨는 가방을 잃어버린 지 11시간여가 지난 뒤 서울 관광경찰대 동대문센터를 찾아 도움을 요청했다. 이에 경찰관들은 곧바로 현장에 출동했지만 가방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잃어버린 가방은 유실물 종합관리시스템인 ‘로스트112’에 분실물로 등록돼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날 낮 12시 30분쯤 근처를 지나던 시민 김복향(43)씨는 디자인플라자 계단에서 이 가방을 발견한 뒤, 도보 약 5분 거리의 서울 중부경찰서 광희지구대에 맡긴 것이다. 김 씨는 현금 돈다발이 담긴 샤넬 가방을 보고도 곧장 분실물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대문센터에 따르면 중국인 A씨는 분실 신고가 접수된 지 약 50분 만에 물건을 되찾은 데 놀라움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김 씨는 신용카드에 적힌 한자 이름을 보고 해당 물건이 중국인 소유임을 짐작한 뒤, 한국인의 신고 정신을 보여주기 위해 이같은 선행을 기꺼이 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중국인에게 한국의 신고 시스템이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앞으로 신고 문화의 본보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