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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企대출 이자 5%대, ‘돈맥경화’ 여전
신보 P-CBO 발행금리도 오름세
중기, 대기업 비해 은행대출 의존
“회사채 발행 경로 열어줘야” 지적

기업대출금리가 여전히 5%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기업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채권시장이 대기업 위주로 움직이는 탓에 중소기업은 신용보증기금의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에 의존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금리가 오르고 있다. 이에 시장 상황이 바뀌어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 지난해와 같은 자금경색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기준 예금은행 신규취급액 기준 중소기업대출의 42.8%가 5%대 금리를 적용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5%대 금리를 적용받는 중소기업대출 비중이 23.6%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중소기업대출 66.4%가 4.5~6%미만의 이자를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대기업대출의 44.5%가 5%대 금리로, 전체 76.4%가 4.5~6%미만 금리로 취급됐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3월 예금은행 대기업대출금리는 5.19%, 중소기업대출금리는 5.28%로 전달에 비해 각각 0.05%포인트, 0.17%포인트 내렸다. 자금경색 여파로 대출금리가 크게 올랐던 지난해 12월(5.32%, 5.76%) 보다 많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5%대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

대기업은 회사채 시장 안정세로 자금조달 사정이 나아졌지만, 자금조달 대부분을 은행 대출에 의존해야하는 중소기업은 부담이 상당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특히 최근 주요 은행들이 연체율 등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기업대출을 늘리고 중소기업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어 추가 자금조달 창구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대기업대출 잔액은 119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1%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소기업대출은 499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0.3% 줄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소기업 회사채 발행이 원칙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신용도가 낮아 시장에서 받아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사실상 발행이 거의 막혀 있는 수준이다. 그래서 회사채 시장은 신용도가 굉장히 높은 기업들만의 자금조달 수단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중소기업들도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경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지적들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지만 투자 수요가 거의 없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신용보증기금이 보증해 발행하는 P-CBO말고는 사실상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신보가 보증하는 P-CBO는 신용도가 낮아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기업들을 모아 낮은 이율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최근 하향 안정화됐던 P-CBO 금리가 다시 오르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규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한 ‘신보2023제5차’ 선순위(1193억원) 금리는 3.916%로 전번(3.842%)보다 소폭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6.03%에서 올해 2월 4.214%를 기록하며 내렸지만 반등한 것이다. 최근 실적악화와 신용도 하락으로 캐피탈사와 건설사 등도 P-CBO 발행에 나서는 상황에서 금리가 상승할 경우 ‘돈맥경화’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황 연구위원은 “당분간은 지금과 같은 안정세가 이어지겠지만 신용 불안 요소가 완전히 해소된 것 같지는 않다”며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 또 다시 작년 10월과 같은 자금경색 현상이 나타날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한다”고 했다. 문혜현 기자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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