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부터 시위 이어져
인근 주민들 소음에 피로 호소
국토부 “대화 시도 계속”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자택이 위치한 동작구 본동 주민들이 몇 달 간 이어진 시위에 몸살을 앓고 있다. 관공서가 아닌 주거지로 집회·시위 장소가 옮겨지면서 소음 등 피해가 온전히 주민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원희룡 장관 자택인 동작구 래미안트윈파크 인근에서는 평일·주말을 막론하고 정책 관련 집회·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평일 시위의 경우 한 두명으로 시위 인원이 적지만, 주말 시위는 상대적으로 많은 인원이 모이고 확성기까지 사용하고 있어, 원 장관 거주 단지는 물론 인근 공동주택 주민들까지 생활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모습이다.
주민들은 아파트 주민회까지 소집해 대책을 논의할 정도지만 뚜렷한 해답은 없는 상황이다. 이 일대 거주하는 직장인 심모씨는 “아파트가 밀집한 거주 지역에서 토요일 오전부터 와서 마이크들고 집회를 진행하는데 오늘은 어린 아이가 아침부터 깨서 한참 애를 먹었다”면서 “현장에 나온 경찰에 문제 제기해봐도 확성기 데시벨이 법적 범위를 넘지않으면 뾰족한 제지 방법이 없다고 해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시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몰라 더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 장관 자택 인근에서 주말 집회·시위를 주도하는 이들은 서울역 쪽방촌 소유주 등으로 구성된 동자동 주민대책위원회다. 이들은 공공개발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국토부는 2021년 2월 동자동 쪽박촌 일대를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하겠다고 밝히며 소유주 가구 200호, 민간분양주택 960호, 공공임대주택 1250호 등 총 2410호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하지만 쪽방촌 소유주들은 이같은 방식이 사유재산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공공개발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토부 측에서 보상 수준을 상향하겠다고 했으나, ‘철회’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장관 자택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는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간담회도 여러 차례 진행했고 지난 겨울에도 서울에 올라가 만남도 가졌다. 지금도 언제든지 만날 용의가 있는데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니 답답할 뿐”이라며 “대책위 의견도 충분히 검토하고 있고, 법 개정과 제도 개선역시 논의하고 있다. 이런 노력을 감안해 주민들이 더이상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함께 대화로 풀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