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 76% '앞으로 자녀 계획 없는 편'

韓 10명 중 9명
사진은 기사와 무관. [123RF]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우리나라는 돈이 없으면 결혼하기 힘든 사회’라는 명제에 성인 10명 중 9명이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래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을 해줄 수 없다면 차라리 낳지 않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 응답자 절반이 그렇다고 답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모니터는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결혼 및 출산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7일 밝혔다.

결혼과 출산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란 인식이 퍼지는 배경으로 '경제적 부담감'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결혼 장벽을 높이는 문제로 '안정적인 주거 마련의 어려움'(57%, 중복응답)을 꼽은 이가 '성격, 가치관이 맞는 배우자를 찾기 어려움'(48.6%)을 꼽는 이 보다 많았다.

'나 또는 상대의 경제적 상황이 여유롭지 못함'(41.4%) 등에 대한 응답률도 높았다.

전체 응답자의 89.6%가 우리나라는 돈이 없으면 결혼하는 힘든 사회라는 데 공감했다. 오히려 결혼하지 않고도 혼자 충분히 잘 살 수 있으며(79.8%, 동의율), 혼자서도 잘 사는 사람들이 멋있어 보인다(50.9%) 등 비혼의 삶을 긍정적으로는 보는 인식이 나타났다.

비슷한 이유로 출산 의향도 높지 않았다. 기혼 응답자의 76.6%는 '앞으로 자녀 계획이 없는 편'이라고 답했다.

출산 장벽을 높이는 문제는 '육아 및 교육 비용에 대한 부담이 큼'(70.6%, 중복응답), '자녀를 잘 키울 만큼의 경제적 수준이 어려울 수 있음'(64.1%), '가정의 경제적 상황이 여유롭지 못함'(53.4%) 등 경제적 문제와 관련한 항목의 응답율이 높았다.

'자녀 육아로 개인 삶의 자유가 사라짐'(53.0%), '출산 및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이 생길 수 있음'(47.1%) 등 개인 삶과 경력을 우선시 한 항목에 대한 답변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또한 '자녀를 낳고 싶어도 돈이 없어 낳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란 생각에 80.2%가 동의했다. 심지어 '미래의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을 해줄 수 없다면 차라리 낳지 않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 대한 동의율도 절반이 넘는 54.5%에 달했다.

앞으로 상황도 비관적으로 보는 경향이 뚜렷했다. '출산율 감소'는 어쩔 수 없는 시대적 흐름(58.9%, 동의율), '앞으로 합계 출산율은 더욱 낮아질 것'(85.0%), '한국사회에 심각한 문제가 초래될 것'(89.3%) 등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해결 방안으로는 '출산 및 육아 휴직 확대 시행'(53.7%), '출산 및 육아 수당 지급'(53.1%), '노동 환경 개선'(51.2%) 등이 고른 지지를 받았다. 특히 '부동산 시장 문제 해결'에 80.4%가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