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6. [현대차 제공]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현대차·기아가 유럽에서 전기차(EV) 누적 판매 50만대를 달성했다. 지난 2014년 4월 유럽에서 첫 전기차 ‘쏘울 EV’를 출시한 지 9년 만에 거둔 성과다.

17일 현대차·기아 IR 자료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4월까지 유럽 시장에서 50만8422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량은 각각 27만3879대, 23만4543대였다.

이는 현대차·기아의 전 세계 누적 전기차 판매량인 120만2823대의 42%에 달하는 수치다. 전체 신차 판매 중 친환경차 비중이 절반에 달하는 유럽 시장에서 거둔 성적이라 더 의미가 크다.

실제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 자료를 살펴보면 올해 1분기 유럽 시장에서 판매된 신차 323만5951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전기차・하이브리드차(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등 친환경차 비중은 46.5%에 달했다.

유럽 전기차 시장에 처음 진출한 2014년 현대차·기아의 판매량은 662대에 불과했다. 이후 판매량은 2017년 1만대, 2019년 4만대, 2021년 10만대로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4만3460대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현지 고객을 겨냥한 전략이 효과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내연기관 제품군에 친환경 모델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현지 시장을 공략했다.

‘코나 일렉트릭’과 ‘니로 EV’를 투입한 2018년 현대차・기아의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2만337대로 뛰어올랐다. 2019년에는 2배를 웃도는 4만3455대로 급증했다.

2021년 출시된 전용 전기차도 인기를 견인했다. 기아 ‘EV6’는 지난해 3월 한국 브랜드 처음으로 ‘유럽 올해의 차(COTY)’에 선정됐다. 현대차 ‘아이오닉5’는 '2022 독일 올해의 차'와 '2022 영국 올해의 차'에 올랐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대한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신차를 앞세워 현지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아이오닉6’에 이어 하반기 ‘신형 코나 일렉트릭(SX2 EV)’을, 기아는 ‘쏘울 EV’, ‘니로 EV’, ‘EV6’를 잇는 유럽 시장 네 번째 전기차인 ‘EV9’을 하반기 공개한다. 올해 유럽 판매 목표는 전년 대비 4.1% 늘어난 116만3000대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유럽 완성차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 역대 최고 점유율이었던 9.4%에는 못 미치고 있지만, 전기차 등 친환경차 비중을 더 늘려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더 기아 EV9 GT-라인. [기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