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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정기예금에서만 6.4조 빠졌다”…대출 쑥↑, 예금 뚝↓ 완전 바뀐 돈흐름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은행예금은 급속히 줄지만, 대출은 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금리 인상 분위기 속의 흐름과는 정반대다. 이는 채권 등 시장금리 하락으로 수신(예금) 금리가 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 붙은 주택담보대출 안내문. [연합]

14일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따르면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최고우대금리는 현재 연 3.40∼3.80%다. 공시된 각 은행 상품별 12개월 만기 최고우대금리는 ▷농협은행 NH고향사랑기부예금 3.80% ▷우리은행 원(WON)플러스 예금 3.53% ▷KB국민은행 KB스타(star)정기예금 3.51% 등의 순이다.

금리 매력이 사라지면서 예금은행의 4월 말 수신 잔액(2천204조9000억원)은 3월 말보다 13조4000억원 줄었다. 수시입출식예금이 14조8000억원, 정기예금도 6조4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가계대출은 크게 늘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월별 신규 가계대출 추이를 보면, 지난 3월에만 모두 18조4028억원의 새로운 가계대출이 이뤄졌다. 1년 전인 작년 3월(9조9172억원)과 비교하면 86%나 많다. 4월 신규 가계대출 취급액(15조3717억원)도 1년 사이 69% 늘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이 3월과 4월 각 93%(8조6878억원→16조7628억원), 76%(7조8536억원→13조7888억원) 뛰었다.

A 은행 관계자는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금융상품이 아닌 은행 자체 상품만 따로 계산하면 지난달 신규 주택담보대출도 1년 전의 거의 2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3월과 4월의 신규 신용대출도 각 33%(1조2294억원→1조6400억원), 30%(1조2178억원→1조5830억원) 불었다.

새 대출 증가 속도가 기존 대출의 상환 속도를 앞지르면서, 결국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은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52조3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조3000억원 늘었다.

이는 대출금리 하락의 영향이 크다. 은행 대출금리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 2021년 8월 직후 수준까지 떨어졌고, 금리 고삐가 느슨해지자 신규 가계대출은 1년 전의 두 배로 뛰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2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680∼5.796% 수준이다. 올해 초(1월 6일)와 비교해 상당수 대출자에게 적용되는 하단 금리가 1.140%포인트(p)나 떨어졌다.

지표금리인 은행채 5년물의 금리가 같은 기간 0.684%p(4.527%→3.843%) 낮아진 데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특히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부도 사태 이후 국내외 긴축 종료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시장 금리 하락 속도가 빨라졌다.

지표금리 낙폭(0.684%p)보다 실제 대출금리가 더 많이(1.140%p) 내린 것은, 금융당국의 압박에 은행들이 앞다퉈 '상생금융'을 강조하며 가산금리까지 스스로 낮췄기 때문이다.

A 은행의 내부 금리 추이를 보면,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 3.680%는 2021년 9월 말 3.220% 이후 1년 7개월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세자금대출(주택금융공사보증·2년 만기) 금리(3.900∼6.466%) 하단도 3%대로 내려앉았고, 신용대출 금리(은행채 1년물 기준·연 4.650∼6.150%) 하단 역시 약 5개월 사이 1.006%p 낮아졌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의 경우 최저 수준이 5.080%에서 4.090%로 0.990%p 내려왔다. 지표금리 코픽스(COFIX)의 0.780%p(4.340%→3.560%) 하락에 가산금리 축소와 우대금리 확대가 더해진 결과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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