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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과 그만 오세요” 치약 만든 압구정 ‘일타 치과의사’의 진심
[악어새플래닛 제공]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치과를 안 가더라도 치아가 건강한, 그런 제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반경 3km 내에 300개 넘는 치과가 밀집한 서울 압구정 로데오. 거기서 직원만 20명이 넘는, 매출 1위의 치과를 운영하고 있는 치과의사가 있다. 그의 또 다른 명함은 유재현 악어새플래닛 대표.

악어새플래닛은 치약 등 구강용품을 만든다. 그것도 치과 치료를 대신할 만큼 항균 효과가 극대화된 치약이다. 얼핏 보면 모순적이다. 치과의사가 치과를 안 가도 될 제품을 개발하는 것. 치과의사, 그것도 모자람이 없을 ‘일타 치과의사’가 왜 굳이 이런 치약을 만들게 됐을까.

유 대표는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사부터 전했다. 장애를 겪는 동생, 그리고 독실한 종교 생활로 베풂을 실천하는 어머니를 보며 “내 능력으로 더 보람된 곳에 베푸는 삶을 살고 싶다”는 목표를 유년 시절부터 품었다고.

치과를 차리고 압구정 격전지에서 자리 잡은 이후에도 그 같은 고민은 계속 이어졌다. 그는 “매일 매출과 진료에 급급하다 보니 보람을 느끼기 어려웠다”며 “그런 고민 끝에 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 좋은 구강용품을 만든다면 더 많은 사람에게 이로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악어새플래닛 제공]

그의 이력도 치약 개발에 한 몫 했다. 그가 전공한 치과 분야는 잇몸을 연구하는 치주과. 유 대표는 치주과 전문의로, 전국 치과의사 중 전문의 자격증을 보유한 치과의사는 8% 수준에 그친다. 관련 박사 학위도 취득했다. 전문의에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치과의사는 극히 드물다. 굳이 이 같은 과정을 거친 것도 일반적인 치과의사로의 삶에서 멈추고 싶지 않아서다.

그래서 시작한 게 치약 개발이었다. 그는 “좋은 치약을 잘 쓴다면 치과를 가지 않아도 충분히 구강관리를 할 수 있다”며 “치과를 못 가는 환자들, 내가 직접 진찰할 수 없는 환자들에게도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통상 치과에 가면 익숙한 냄새가 있다. 바로 유지놀이란 치과 치료제의 냄새다. 강력한 항균·진정 효과가 있다. 유 대표는 “이 성분을 치약에 쓴다면 양치만으로도 치과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단 생각에 연구를 거듭했다”고 했다.

[악어새플래닛 제공]

유지놀 성분이 90% 이상 함유된 천연물질, 클로브오일을 발견했고, 여기에 쓴맛을 없애는 연구 개발 끝에 선보인 게 클로브덴 비건 치약.

굳이 비건으로 제품을 개발한 건 임신 중인 아내 때문이었다. 그는 “임신 중인 아내가 평소 잇몸이 안 좋았다. 통상 치약에 많이 쓰이는 화학 계면활성제 등을 없애 임산부도 건강히 쓸 수 있는 비건 치약을 개발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 외에도 시린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는 시린이치약, 양치 외에 세균억제를 보완할 고농축 가글 등까지 개발했다.

사명인 악어새플래닛은 악어새를 모티브로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는 구강용품의 악어새가 되자는 포부를 담았다. 그는 “어린이용 치약, 고불소치약, 미백치약 등 올해 지속적으로 제품군을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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