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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등→폭락...양파 올해도 악순환 조짐
3월엔 전년대비 약 3배까지 올라
수확기에 수입산 풀리면 공급과잉
최근 급격하게 올랐던 양파 가격이 본격적인 수확기에 접어든 데다가 물가 안정을 명분으로 양파 수입이 계속 늘면서 가격 폭락이 예고되고 있다. 1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이 양파를 구매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최근까지 급격하게 올랐던 양파 가격이 폭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본격적인 양파 수확기에 접어든 가운데 수입 양파 물량이 함께 들어와 공급이 급격하게 늘어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해를 거듭해 양파의 폭등과 폭락이 반복되면서 농민은 정부의 수급 대책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양파·마늘 생산자협회는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농산물 수입 중단 촉구’ 집회를 열고 가격 안정을 촉구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양파 1㎏당 가격(10일 기준)은 1478원으로, 1년 전 대비 95.2%, 평년 대비 82.9% 높다. 양파는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도 전년 동월 대비 51.7% 오른 품목으로 조사됐다. 두 달 전인 3월 10일에는 1㎏당 1842원까지 가격이 오르며 전년(㎏당 587원) 대비 약 3배까지 가격이 올랐다. 이런 탓에 농림축산식품부는 3월 농협과 마트 등에서 농축산물 할인행사를 진행하며 물가 안정을 시도했다.

올해 들어 양파 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던 이유는 지난해 수확된 2022년산 양파의 저장 재고가 급감해서다. 3월 말 기준 2022년산 저장 양파 재고는 1만400t으로 전년 대비 73.9% 줄어들며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소비자가 겨울과 봄에 먹는 양파는 주로 전년도 5~6월 수확되는 중만생종 양파를 저장한 것이다. 최근까지는 이 양파의 재고가 부족해 가격이 2~3배로 폭등했다.

양파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자 정부는 소비자 물가 안정을 이유로 저율관세할당(TRQ) 제도를 통해 수입 양파 물량을 늘리도록 결정했다. 기후 변화와 재고량 감소 등 안정적인 양파 생산에 제동이 걸린 탓에 개입에 나선 것이다.

문제는 5월부터 본격적인 양파 수확기에 접어들며 공급 과잉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이달부터 6월까지 수확되는 올해 중만생종 생산량은 전년 대비 16.5~17.2%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5월에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를 통해 최소 4000t의 수입양파가 국내로 들어올 전망이다.

양파 가격의 폭등과 폭락은 계속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재고 물량 대비 소비가 침체돼 양팟값이 최대 70% 폭락하기도 했다. 양파 생산 농민은 최저생산비를 1㎏당 700원 정도로 보고 있는데 폭락으로 가격이 내려가자 밭을 뒤엎는 등 자체적으로 폐기하기도 했다. 한국농촌경제원은 5월 양파 가격이 1㎏당 750원 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우선 보고 있다.

양파 가격의 등락 폭이 강하자 정부는 올 한해 수입 양파를 저율관세로 2만t 가까이 더 수입할 수 있는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폭등 상황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앞서 8일 기획재정부는 ‘시장접근물량 증량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는데 저율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는 양파의 물량을 현행 2만645t에서 4만645t으로 늘리는 게 골자다. 올해 1~2월 이미 소비자 물가 안정을 위해 2만t의 양파가 이미 수입됐기 때문에 향후 추가 수입되는 양파 수급을 원활히 하기 위한 조치다.

한편 5월에도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온에 따른 작황이 감소할 우려가 제기된다. 작황 상황을 예측하기가 어려워질수록 향후 정부도 수입 물량을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양파를 사이에 둔 정부와 농민의 고심은 올 상반기 내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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