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백조의 호수’…낙찰가 최대 180억원 예상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한 우크라이나인 가족이 영국 다이애나비의 주얼리 세트를 경매에 내놓는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주얼리 세트는 총 51캐럿의 다이아몬드 178개, 12㎜ 진주 5알로 만들어진 목걸이와 그에 맞는 귀걸이로 구성돼 있다.
그중 목걸이는 다이애나비가 찰스 왕세자와 1996년 이혼한 뒤 교제했던 재벌 2세 도디 알 파예드가 선물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애나비가 공식 석상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1997년 6월 백조의 호수 갈라쇼에서 이 목걸이를 착용해 ‘백조의 호수 세트’로도 불린다.
목걸이는 갈라쇼 직후 함께 착용할 귀걸이를 제작하기 위해 보석 세공업자에게 맡겨졌으나, 그해 8월 다이애나비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귀걸이는 주인을 잃었다.
이후 1999년 미국 사업가 짐 맥잉베일이 다이애나비의 유족에게 약 100만달러(13억1740만원)를 주고 목걸이와 귀걸이 세트를 사들였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가 덮치며 영국 왕실 팬인 우크라이나인 가족이 이 세트를 손에 넣게 됐다.
주얼리 세트는 영국 런던에 전시된 뒤 내달 27일 뉴욕에서 경매에 부쳐진다. 뉴욕 경매 업체 건지스 소속 전문가들은 낙찰가를 400만~1100만파운드(약 66억∼183억원)로 예상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현 소유주인 우크라이나 가족은 전쟁으로 재정상 어려움을 겪으며 경매를 결정했고, 수익금 일부를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기부하기로 했다.
건지스 대표 알런 에팅어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그들(소유주)이 ‘백조의 호수 세트’를 지금 팔려고 결정하게 된 동기”라며 “현 상황에서 그들은 우크라이나 재건에 대해 많은 생각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텔레그래프는 다이애나비가 개인적으로 소유했던 주얼리가 경매에 부쳐지는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고도 전했다. 다이애나비가 재위 기간 착용한 주얼리 대부분은 왕실 소유였던 탓이다.
에팅어는 “다이애나비는 지구상에서 가장 사랑받는 여성이던 당시만큼 오늘날에도 활기를 띠고 있다”며 “‘백조의 호수 세트’는 다이애나비만을 위해 만들어졌고 다이애나비가 곧 디자인의 일부”라고 강조했다.